24년째 입국금지 중인데…한국 축구대표팀 유니폼 입고 응원 나선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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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째 입국금지 중인데…한국 축구대표팀 유니폼 입고 응원 나선 가수

위키트리 2026-06-17 11:42: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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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기피 논란으로 24년째 국내 입국이 제한된 가수 유승준(50·스티브 유)이 태극마크가 새겨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 응원에 나선 모습을 공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승준이 올린 한국 축구대표팀 응원 영상 캡처 / 유튜브 '유승준'

"그 누가 뭐래도 나는 대한민국을 응원한다"

유승준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누가 뭐래도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나는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쇼츠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착용한 채 지난 12일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한국 대 체코전을 시청하는 그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경기 내내 열정적인 응원을 이어간 유승준은 황인범의 동점 골이 터지자 "역전 가자!"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고, 오현규의 역전 결승 골에는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영상 설명란에는 "살면서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이야기도 있었지만 한 가지는 변하지 않았다. 그 누가 뭐래도 나는 대한민국을 응원한다.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적었다. 마지막엔 "화이팅 코리아"라는 문구도 덧붙였다.

응원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둘로 갈렸다. "국적을 떠나 응원하는 건 본인 마음이지", "좋든 싫든 한국에 대한 애정은 진심인 듯"이라는 반응이 있는 반면, "응원하는 마음과 병역 문제는 엄연히 다른 이야기", "이제 그만할 때도 된 것 같은데...", "어차피 미국 사람"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게 나왔다.

"한국 입국, 이제 내려놓으려 한다"…입국 포기 시사

이번 대한민국 월드컵 응원 영상이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불과 얼마 전 유승준이 사실상 '입국 포기'를 시사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내놓았기 때문이다.

유승준은 지난 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금은 한국에 들어가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며 심경을 직접 밝혔다. 그는 "그동안 진실에 대해 이야기했고 사과도 했으며 그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는지 설명했지만 제 진정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됐는지에 대한 과정과 배경은 관심을 받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비난만 남았다"며 씁쓸해했다.

그러면서도 유승준은 한국에 대한 애정만큼은 강조했다. "한국은 내가 태어난 곳이자 마음의 고향"이라며 "해외에서 살아보면 오히려 한국을 더 그리워하게 된다"고 했다. 또 "가수 데뷔 전 팔에 처음 새긴 문신이 '코리안 프라이드'였을 만큼 한국에 대한 자긍심과 애정이 컸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대 체코 월드컵 경기 응원에 나선 유승준 / 유튜브 '유승준'

1990년대 최고 인기 가수에서 병역 논란의 중심으로

유승준은 1976년 서울 출생으로, 1989년 13살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이후 한국 연예계에 입성해 1997년 '가위'로 데뷔, 단숨에 10대~20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나나나', '열정', '연가' 등 히트곡을 연달아 발표하며 당대 최고의 남자 아이돌로 군림했다.

하지만 그의 인기는 2002년 초 한순간에 무너졌다. 군 복무 의사를 수차례 공언했던 유승준은 그해 1월 공연을 이유로 출국한 뒤 돌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 병역 의무를 면제 받았다. 당시 방송 등에서 입대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던 만큼 팬들의 배신감은 상당했고, 여론은 급격히 돌아섰다.

결국 법무부는 유승준이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 안전을 해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판단,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2002년 2월부터 시작된 이 입국 금지는 올해로 24년째 이어지고 있다.

가수 유승준 / 연합뉴스

대법원서 두 차례 이겼지만…세 번째 소송 진행 중

이후 유승준은 한국 땅을 밟기 위해 오랜 법정 공방을 이어왔다. 2015년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에 재외동포(F-4) 비자 발급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LA 총영사관은 "병역 의무 면탈이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비자 발급을 재차 거부했다. 이에 유승준은 2020년 10월 두 번째 소송을 냈고 2023년 11월 또다시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정부 측은 해당 판결이 비자 발급 절차상의 하자를 지적한 것일 뿐, 반드시 비자를 내주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2024년 6월 세 번째 거부 처분을 내렸다.

유승준은 세 번째 소송도 제기했다.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는 "비자 발급 거부 처분으로 얻는 공익에 비해 원고가 입는 불이익이 지나치게 커 비례의 원칙을 위반했다"며 유승준의 손을 들어줬다.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며, 오는 7월 3일 첫 변론기일이 예정돼 있다.

법무부, 유승준 사례 기점으로 법 정비 나서

유승준의 항소심 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법무부는 지난달 월간 업무회의에서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병역 면탈자를 입국 금지 대상으로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차용호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회의에서 "스티브 유 사례와 같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병역 면탈자에 대해 입국을 제한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확실히 하겠다"고 언급했다. 현행 출입국관리법은 공공 안전 등을 해칠 우려가 있는 인물에 대해 입국 금지를 허용하고 있지만, 병역 면탈자를 구체적으로 지목하는 세부 규정은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법무부가 사실상 유승준 사례를 기점 삼아 법 정비에 나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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