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얘기했죠."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16일 인천 SSG 랜더스 원정 3연전 1차전을 앞두고 몇몇 타자들의 타격 훈련을 보며 어떤 조언을 하고 있었다. 드문 장면은 아니다.
티 배팅을 기다리고 있었던 고승민과 한동안 얘기를 나누더니, 이내 토스 배팅을 마친 나승엽에게 다가서 타격 자세 시범을 보였다.
경기 전 브리핑에서 김태형 감독은 "복귀 초반(5월 초)을 지난 뒤에는 안 좋았다"라며 나승엽의 타격감을 걱정했고, 어떤 훈련 지도를 했느냐는 물음에 "항상 똑같은 얘기다"라고 했다.
나승엽은 지난 시즌(2025)이 끝난 뒤 김태형 감독의 조언에 따라 타격 자세를 바꿨다. 레그킥을 버릴 생각까지 했다. 핵심은 메커니즘을 가급적 간결하게 하는 것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나승엽에게 메이저리그(MLB) 레전드 켄 그리피 주니어의 타격 자세를 교본 제시하기도 했다.
나승엽은 2월 초 대만 스프링캠프 기간 불법 오락실에 출입한 게 발각돼 30경기 출장 정지를 받았고, 5월 5일에야 1군에 복귀했다. 이날 그는 교체 선수로 나서고도 안타 2개를 쳤다. 이후 타격감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5월 중순이 지나가면서 고전했고, 지난주까지 출전한 6월 12경기에서는 타율 0.200에 그쳤다. 홈런도 없었다.
그랬던 나승엽이 16일 SSG전에서 올 시즌 첫 멀티홈런을 쐈다. 롯데가 5-3, 2점 차 앞선 7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김민, 8회는 2사 2루에서 최용준을 상대로 우월 투런포를 때려냈다. 개인 첫 연타석 홈런이기도 했다. 롯데는 넉넉한 점수 차를 만든 뒤 SSG 추격을 막고 10-6으로 승리했다.
나승엽은 한동안 좋지 않았던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반등 발판을 만들었다. 경기 뒤 만난 그는 "지난 시즌(2025)에는 홈런 욕심을 부리다가 오히려 흔들렸다면, 올 시즌에는 너무 콘택트를 위해 툭툭 팔만 사용해 (투구를) 맞히려다가 흔들린 것 같다"라고 돌아보며 "최근 다리를 살짝 들면서 간결하게 치려는 자세로 조금 수정했다. 김태형 감독님, 정경배 코치님, 이병규 코치님, 이성곤 코치님께서 내가 좋지 않을 때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라고 전했다.
나승엽은 군 제대 뒤 복귀한 2024시즌 데뷔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2루타 부문 리그 5위(35개)에 오르며 중장거리형 타자로 거듭났다. 팀 레전드 이대호가 맡았던 1루수를 이어받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초반 홈런은 많이 치더니, 이를 의식하다가 스윙 밸런스가 무너져 타율 0.229에 그쳤다.
나승엽은 올 시즌을 준비하며 "지난 시즌보다 더 떨어질 순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5월 중순 이후 찾아온 올 시즌 첫 슬럼프를 겪으면서도 '지난 시즌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으로 반등을 준비했다. 사령탑 이하 지도자들의 지원 아래 비로소 반등 발판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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