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슨 류 “美 변화 예측보다 韓 국가전략 설계가 중요”[ESF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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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슨 류 “美 변화 예측보다 韓 국가전략 설계가 중요”[ESF2026]

이데일리 2026-06-17 11:19: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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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연 손민지 기자] 렉슨 류 더 아시아 그룹(TAG) 사장(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비확산담당관)이 불확실한 미국 대외정책 변화 속에서 한국이 외부 환경 예측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스스로 번영할 수 있는 국가전략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스트팔로워를 넘어 국제질서의 규칙과 의제를 형성하는 역할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다.

류 사장은 17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자강의 시대 : 변화하는 글로벌 안보·방위전략’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을 통해 “어떤 미국이 등장하더라도 번영하는 국가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이 17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힘의 시대, 문명의 재편 : 누가 신세계를 설계하는가’를 주제로 개최됐다. 렉슨 류 더 아시아 그룹(TAG) 사장이 ‘자강의 시대 : 변화하는 글로벌 안보·방위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그는 “현재 세계 각국 수도에는 서울을 포함해 앞으로 어떠한 모습의 미국이 등장할지 예측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다”며 “이는 잘못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어 “한국이나 그 어떤 동맹국도 사실 통제하거나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더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자국을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미관계 역시 기존의 부담 분담 논의를 넘어 파트너십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사장은 “80년간 미국은 안보를 제공했고, 한국은 혜택을 받아왔다”며 “하지만 이제는 그 관계가 양측이 자본과 역량을 함께 투자하고 그에 따른 성과를 함께 기대하는 조인트벤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더 이상 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이 아니다”며 “지분을 보유한 투자자로 거듭나고 있고, 지분에는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리가 따른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관계의 다음 장은 분담이 아니라 파트너십으로 정의돼야 한다”며 “양국 모두가 자산과 역량, 기여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 사장은 한국이 국제질서 변화 속에서 더 적극적인 전략 선택에 나서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러한 기회는 자동으로 보장되는 게 아니다”라며 “수십년간 한국은 발전과 회복력의 모범이 돼 왔고, 이제 한국은 단순한 패스트팔로워를 넘어서 규범을 만들고 의제를 형성하고, 새로운 안보 시대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국이 주도할 산업을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 사장은 “한국은 세계 무대에서 주도하고자 하는 산업들을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며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지역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지정학이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지에 집중해서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계의 경쟁을 곁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규칙을 써내려가는 데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트너십 전략과 민관 협력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류 사장은 “한미동맹이 기반이 돼야 한다”며 “동맹은 동시에 미래의 패권을 결정할 핵심 분야에서 플랫폼으로 자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는 소통, 공동 생산 확대, 공동 표준 수립, 실질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날 한국의 대표 기업들은 핵심 산업의 중심에 있다”며 “이들의 결정은 국가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이어 “민관의 협력이 더욱 긴밀해져야 한다”며 “관료적 통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한국이 무엇을 왜 구축하려는지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대국 간 협상에서 한국이 배제될 수 있는 위험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봤다. 류 사장은 “과거 한국이 우려했던 것은 동맹으로부터 버림받는 위험이었다”며 “오늘날에는 강대국 간 협상에서 한국이 없는 테이블에서 거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더 우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이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핵심 시스템과 공급망에서 한국의 대체 불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류 사장은 “한국이 핵심 시스템과 공급망에 통합돼 파트너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는 전략이 중요하다”며 “그래야 리스크가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사장은 “한국의 전략적 과제는 이제 역량과 비전 또는 전략을 결합하는 것”이라며 “이를 전략으로 구체화하고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한국은 적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를 만드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강은 고립이 아니다”며 “스스로 설 수 있는 힘이고 동시에 다른 나라가 함께하고 싶은 나라가 되는 힘”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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