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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충재)은 ‘건설산업 AI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 권리관계·활용기준 정립 방안’ 보고서를 통해 건설 생산과정에서 생산·유통되는 다양한 정보(데이터)의 전통적인 배타적 소유권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데이터의 성격에 따라 권리관계를 세분화하고 사업 초기 단계부터 이를 명시하는 표준 기준 및 단계별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발주자·설계자·시공자(원도급자)·하도급자·감리자(건설사업관리자)·플랫폼 사업자·AI 솔루션 기업 등 다양한 주체가 건설 사업에 참여하며 공동으로 데이터를 생성하고 있지만, 마땅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다.
반면 선진국에서는 전 산업 공통으로 AI 활용에 앞서 데이터 규칙을 미리 정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유럽연합(EU)은 산업 데이터 접근 조건과 AI 학습용 데이터 관리 기준을 법으로 만들고 있으며, 싱가포르와 일본은 데이터를 어떤 목적으로 쓸지, 외부에 제공할 수 있는지, AI가 학습해서 만든 결과물은 누구 것인지를 계약 전에 점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AI 학습에 쓴 데이터의 출처나 보상 문제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잇따르고 있어, 데이터 활용 조건을 사전에 명확히 정해두는 것이 기업으로서 중요한 리스크 관리 수단이 되고 있다.
보고서는 건설 데이터를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하고, 각각에 맞는 활용 기준을 제시했다. △설계도서와 BIM 성과품 △공공정보시스템 제출 데이터 △하도급 기술자료와 시공 노하우 △건설 현장 영상·위치·개인정보 데이터다.
연구원은 건설 데이터에 대한 권리 체계를 배타적인 소유권 중심으로 접근하기보다, 데이터의 성격과 쓰임새에 따라 접근권·이용권·AI 학습권·제3자 제공권·파생 데이터 활용권 등으로 세분화해 설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제안했다.
계약 단계에서는 발주지침, 과업지시서, BIM 수행계획서, 하도급계약서, AI 솔루션 계약서 등에 △누가 데이터를 만들었는지 △어떤 목적으로 제출하는지 △AI 학습에 써도 되는지 △제3자에게 제공해도 되는지 △AI가 새로 만들어낸 데이터는 누구 것인지 △언제 삭제해야 하는지를 명시할 것을 제안했다.
운영 단계에서는 데이터가 실제로 공유·분석될 때 △누가 접근할 수 있는지 △반출 기준은 무엇인지 △개인정보 보호 조치(비식별화·마스킹 등)는 어떻게 할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제도적으로는 개별 사업마다 데이터 활용 조건이 달라지지 않도록 공공공사 표준계약조건(입찰안내서 및 계약일반조건 등), 공공정보시스템 수집 데이터 활용 기준, CDE 운영기준, BIM 지침, 하도급 기술자료 보호 기준 등을 정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규은 부연구위원은 “건설업계는 이미 BIM, CDE, 공공정보시스템, 현장 영상 기록 등을 통해 데이터 관리 역량을 축적해 왔다”며 “앞으로 AI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단계에서는 데이터를 어떤 목적과 조건으로 쓸 수 있는지를 미리 논의해, 건설기업의 핵심기술과 노하우는 보호하면서도 AI 활용 확산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는 원활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표준계약서의 한 조항, 발주지침의 한 항목, BIM 수행계획서의 한 페이지에서 시작되는 데이터 활용 기준이 향후 건설 AI 혁신의 제도적 기반이 될 수 있으며 예측가능한 기준이 마련될 때 데이터 제공자는 안심하고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고, 발주자와 AI 기업은 법적 불확실성을 줄인 상태에서 AI 서비스를 개발·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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