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의 풍경과 기억을 잇다… 한희선 개인전 ‘가시에 대하여: 말하지 않는 몸’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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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의 풍경과 기억을 잇다… 한희선 개인전 ‘가시에 대하여: 말하지 않는 몸’ 개최

문화매거진 2026-06-17 11:05: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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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희선 전시 작품 / 사진: 우도창작스튜디오 제공 
▲ 한희선 전시 작품 / 사진: 우도창작스튜디오 제공 


[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제주시 우도면 우도창작스튜디오는 입주작가 한희선의 개인전 ‘가시에 대하여: 말하지 않는 몸(On Thorns: The Unspoken Body)’을 오는 20일부터 7월 3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우도 해안가 곳곳에 자리한 해녀 불턱과 우도창작스튜디오 갤러리를 연결해 선보이는 야외·실내 연계 설치미술 전시로, 섬 전체의 풍경과 장소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장소특정적(site-specific) 예술 프로젝트다. 관람객들은 우도 해안도로를 따라 이동하며 작품을 감상하게 되며, 동천진동과 서천진동, 영일동, 하고수동, 전흘동, 하우목동 일대의 해녀 불턱과 우도창작스튜디오 갤러리가 하나의 거대한 전시장으로 연결된다.

이 전시의 핵심 재료는 우도 해녀들의 노동 과정에서 버려진 성게가시다. 작가는 우도에 머무르며 해양 부산물과 해녀 문화, 그리고 섬이 지닌 물 부족의 역사에 주목해 왔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성게가시를 매개로 섬의 기억과 결핍 또 노동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풀어내며 우도라는 공간이 품고 있는 서사를 예술로 재해석한다.

전시 제목 ‘가시에 대하여’는 단순히 성게가시라는 물질을 의미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작품은 물에 대한 갈증뿐 아니라 관계와 이해, 기억에 대한 갈증을 함께 이야기한다. 날카롭지만 쉽게 부서지는 성게가시는 상처와 방어, 생존과 취약함이라는 상반된 의미를 품고 있으며, 해녀들의 고된 노동을 기억하는 물질이자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각자가 안고 있는 내면의 상처와 불안을 상징한다.

야외에 설치된 작품들은 우도의 해안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장소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다. 관람객은 작품을 감상하는 동시에 우도의 자연과 역사, 그리고 해녀들의 삶을 함께 마주하게 된다. 실내 전시장에서는 성게가시를 활용한 설치작업을 비롯해 한지 탁본 작품, 참여형 작품 등이 전시된다.

특히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은 “당신에게 가시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관람객들은 자신의 기억과 경험, 상처와 치유의 이야기를 전시에 남기며 작품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전시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 개인과 공동체의 기억을 연결하는 소통의 장으로 확장된다.

한희선 작가는 인간과 사물, 장소와 기억 사이에서 생성되는 ‘사이흔적’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녹슨 철과 천, 머리카락, 자연물, 해양 부산물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존재와 관계가 남기는 시간을 탐구해 왔으며, 최근에는 인간과 비인간, 생태와 노동, 물질과 기억이 교차하는 관계망에 주목하며 작업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우도창작스튜디오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우도의 풍경과 해녀 문화, 생태 환경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프로젝트”라며 “관람객들이 작품을 따라 섬을 여행하면서 익숙한 풍경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우도가 품고 있는 기억과 이야기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는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휴관 없이 무료로 운영되며, 오는 22일 오후 7시에는 작가와 직접 작품 세계를 나누는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도 마련될 예정이다.

우도의 바람과 파도, 해녀들의 삶이 스며든 이번 전시는 예술이 장소와 기억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특별한 시도다. 관람객들은 섬 곳곳에 설치된 작품을 따라 걸으며 우도의 풍경 속에 숨겨진 시간과 흔적, 그리고 자신만의 ‘가시’를 마주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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