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의 인공지능 기술 사용 제한 조치가 동맹국들 사이에서 자체 기술 역량 확보의 필요성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자국 스타트업 '미스트랄 AI' 기술을 토대로 한 인공지능 모델을 정부 차원에서 채택하겠다고 선언했다. 프랑스 정보기관 DGSI 역시 기존 협력 관계였던 미국 팔란티어 대신 자국 기업 챕스비전과 새롭게 손잡기로 했다.
르코르뉘 총리는 "특정 파트너의 호의에만 기대어 AI 모델을 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이 최근 며칠간 분명해졌다"며 독자적 AI 도구 확보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중도 성향 르네상스당 대선 후보 가브리엘 아탈은 지난 주말 "AI 전쟁의 막이 이미 올랐다"고 선포했으며, 극좌 진영의 장뤼크 멜랑숑도 "프랑스가 미국의 디지털 식민지로 전락하는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프랑스 에비앙에서 진행 중인 G7 정상회의에서도 AI 관련 논의가 핵심 의제로 다뤄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각국 정상들은 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AI가 창출할 기회와 잠재적 리스크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프랑스 외교연구소 마틸드 벨리에 연구원은 "그간 미국 외 지역에서 막연히 품어왔던 우려가 이번 조치로 현실화됐다"고 진단했다. 독일 출신 유럽의회 의원 알렉산드라 기스도 "이번 사용 제한은 미국 정부가 유럽을 동맹이 아닌 적대 세력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영국, 캐나다, 벨기에 정부 관계자들 역시 우려를 표명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특정 AI 모델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국가 안보가 얼마나 흔들릴 수 있는지 이번 사태가 여실히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런던 소재 비영리 단체 '미래를 위한 센터'의 덱스 헌터-토리케 회장은 핵융합이나 상용 양자컴퓨팅 등 미·중 양국이 주도하는 첨단 기술 영역에서도 유사한 시나리오가 재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글 딥마인드 출신인 그는 "양국 정부의 정책 변화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자율성 확보를 위한 새로운 전략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태의 반사이익을 누리는 기업도 등장했다. 앤트로픽의 경쟁사 코히어의 조엘 피노 최고 AI 책임자는 해외 고객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AI 스타트업 데이터쿠의 플로리앙 두에토 대표는 "유럽에게 환상적인 기회의 순간"이라며 "각국이 자체 모델 투자에 나서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타국에 기반을 둔 단일 모델에만 의존하는 것은 이제 합리적 경영 판단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나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