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진심으로 맞이하는 마음,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흥시 정왕동에 있는 ‘시흥시외국인복지센터’를 이끌고 있는 박결 센터장(37)은 인터뷰 내내 ‘환대’라는 말을 여러 번 꺼냈다. 도움을 주는 것뿐 아니라 서로를 같은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다문화 사회의 출발점이라는 의미에서다.
천주교 성직자인 그는 4년 전 인사 발령으로 시흥시외국인복지센터에 오게 됐다. 처음에는 외국인 복지 분야가 낯설고 조심스러웠지만 현장에서 만난 이주민들과 직원들의 따뜻한 환대 속에서 적응해 나갔고, 지금은 누구보다 현장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사람이 됐다.
내년이면 개관 20주년을 맞는 시흥시외국인복지센터는 사회복지법인 천주교수원교구 사회복지회가 위탁 운영하는 외국인 지원기관이다. 시흥 곳곳에서 살아가는 외국인 근로자들과 이주민들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고, 한국어 교육부터 문화·복지 프로그램까지 폭넓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박 센터장은 현재 직원들과 함께 외국인 근로자들과 이주민들이 한국 사회 안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마음을 느끼게끔 힘을 쏟고 있다. 무엇보다 서로 다른 국적과 문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도 그런 장면들 속에 있다. 박 센터장은 “1년간 다양한 활동을 함께한 뒤 연말 발표회가 열리면 정말 작은 세계 축제가 펼쳐지는 것 같다.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이는 직접 커피를 내리고, 어떤 이는 기타를 치고, 또 누군가는 자기 나라 전통춤을 선보인다. 국적도 언어도 다르지만, 함께 웃고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참 뭉클하다”고 말했다.
시흥은 전국에서도 외국인 주민 비율이 높은 도시다. 그만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지만, 여전히 이주민들이 겪는 어려움도 적지 않다.
박 센터장은 그중 가장 큰 문제로 ‘외로움’을 꼽았다.
그는 “체류나 노동 문제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기에 한국 사회에서 혼자 견뎌야 한다는 외로움이 가장 큰 어려움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다문화 사회를 그저 ‘도와주는 대상’의 관점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한국 사회 역시 함께 변하고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주민들에게 무언가를 일방적으로 해준다는 생각보다, 우리가 어떤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갈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
실제로 센터에서는 한국어 교육뿐 아니라 바리스타·제과제빵·교민회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한국어 교육은 해마다 참여자가 늘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주말이면 센터 곳곳에서 여러 나라 언어가 뒤섞이고, 서툰 한국말 속에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그의 강점은 무엇보다 ‘먼저 다가가는 것’이다. 먼저 말을 걸고 먼저 손을 내밀어야 관계가 시작되는 만큼, 결국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건 ‘진심 어린 마음’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진정성 있는 활동을 인정받아 센터는 2023년 ‘제16회 세계인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유공 표창을 받았고, 박 센터장은 이후에도 묵묵히 현장 중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센터는 하반기에 열릴 ‘세계인의 날’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국적의 주민들이 서로 어울리고 문화를 나누는 시흥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길 바라는 마음도 담겨 있다.
박 센터장은 시흥시외국인복지센터가 앞으로도 누구나 편히 들러 쉬어갈 수 있는 ‘쉼터’가 되길 바라고 있다.
그는 “외국인 주민들이 ‘한국에 오길 잘했다’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서로를 경계하기보다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사회, 그 안에서 센터가 작은 다리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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