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거판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악용한 정치 광고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세력이 최근 내놓은 광고 영상이 대표적 사례다. 텍사스주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 제임스 탈라리코를 겨냥한 이 영상에는 그가 여성 의상을 걸치고 트랜스젠더 관련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담겼다. 보수 유권자들의 반감을 노린 것으로 분석되지만, 해당 장면 전체가 인공지능으로 창조된 허구였다.
공화당 상원선거위원회(NRSC) 역시 같은 후보를 표적 삼았다. 탈라리코가 과거 본인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직접 낭독하는 듯한 영상을 인공지능으로 제작해 공개한 것이다.
유사한 사례가 전국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켄터키주 공화당 예비선거에서는 토머스 매시 연방 하원의원이 민주당 진보파 인사인 일한 오마르,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의원과 손을 맞잡은 조작 이미지가 유포됐다. 조지아주에서는 공화당 주지사 후보 브래드 래펜스퍼거 측이 경쟁 후보들의 총기 난사 장면을 인공지능으로 생성해 방영했다.
민주당 진영도 자유롭지 않다. 텍사스주 재스민 크로켓 후보는 집회 참석 인파를 인공지능으로 과장했고, 트럼프 대통령을 영아 모습으로 풍자한 영상을 온라인에 게시했다. 뉴욕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낸 앤드루 쿠오모 후보도 자신이 지하철 기관사나 증권중개인으로 활동하는 가상의 모습을 광고에 활용했다.
핵심 문제는 규제의 공백이다. 현행법상 정치 광고에 인공지능 활용 여부를 고지할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 자발적으로 밝히는 후보도 있지만, 강제성이 없어 유권자들이 진위를 가리기 어렵다는 점을 전문가들이 우려한다.
민주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의회 과반을 탈환하면 인공지능 정치 광고 공개 의무화 법안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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