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밀집한 IT·게임 업계를 대상으로 이른바 ‘공짜 야근’을 유발하는 포괄임금 오남용 집중 기획 감독에 나선다.
고용노동부는 17일부터 판교테크노밸리 일대 기업들을 겨냥해 포괄임금 오남용 권역별 릴레이 감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지난달 서울 구로와 가산디지털단지 일대에서 실시된 첫 번째 기획 감독에 이은 두 번째 감독이다.
구로·가산 지역이 전통적인 중소 IT 및 제조 업체가 모여 있는 곳이라면 이번 2차 감독 지역인 판교는 청년층 종사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대한민국 소프트웨어와 게임 산업의 중심지라는 점에서 업계 전반에 미칠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판교를 두 번째 단속 지역으로 정조준한 배경에는 익명 제보센터를 통해 쏟아진 구체적인 위법 정황들이 있기 때문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판교 일대 사업장에서는 두 달간의 집중 업무 기간을 이유로 매일 밤 10시까지 강도 높은 야근을 강요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또 관리자의 구두 지시에 의한 즉흥적인 연장 근로가 빈번하게 발생함에도 기업이 근로 시간 기록 관리를 의도적으로 소홀히 해 정당한 수당 지급을 피하려는 꼼수도 접수됐다.
이번 기획 감독은 노동부가 지난 4월 9일 발표한 ‘공짜노동 근절을 위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 현장 안착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노동부는 포괄임금제 활용 기업이 많은 지역에 이동형 홍보 버스를 투입하고 직장인 전용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앱에 신고센터 배너를 적극적으로 노출하는 등 전방위적인 캠페인을 벌였다. 이러한 조치 덕분에 최근 두 달간 익명신고센터를 통한 오남용 제보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이상 폭증했다.
정부는 이 방대한 제보 데이터를 바탕으로 위반 의심 업체를 정밀하게 추려내 릴레이 단속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소위 첨단·혁신을 이유로 장시간 노동이나 공짜 야근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며 “편법적인 포괄임금 관행을 반드시 뿌리 뽑아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고 실제 노동 시간에 따른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동부는 지난달 28일 언론 등에서 문제가 제기되거나 익명 신고가 접수된 오남용 의심 사업장 10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1차 기획 감독’을 통해 직원들의 야근 수당을 제대로 주지 않은 사업장 34곳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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