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사람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일단 내딛는 한 걸음" 크리에이터 연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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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사람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일단 내딛는 한 걸음" 크리에이터 연탱이

디지틀조선일보 2026-06-17 09:59:50 신고

3줄요약
자연과 함께하며 자신만의 삶 기록하는 크리에이터 임연진 진솔한 이야기
예기치 못한 폭우와 실패 속 배운 자연의 겸손함과 인생 대하는 유연한 태도
완벽한 준비 대신 작은 한 걸음으로 세상에 건강한 용기의 에너지 전하는 여정
  • [편집자 주] 디지틀조선일보 아웃도어 섹션의 기획 연재 [움직이는 사람들]은 멈춰 있는 세상 속에서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산과 바다를 누비는 등산가와 서퍼, 한계를 넘는 러너와 코치, 그리고 치열한 구조 현장과 회복을 돕는 재활의 영역까지. 책상 앞이 아닌 현장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삶의 생동감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다채로운 기록을 전합니다.

    자연이라는 거대한 품속에서 비로소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사람, 삶의 예기치 못한 폭우 속에서도 자신만의 속도로 묵묵히 걸어 나가는 이가 있다. 유튜브 채널 '연탱이의 자유일기'를 운영하는 크리에이터 연탱이(본명 임연진)의 이야기다. 연탱이는 홀로 노지를 누비고 차가운 바다로 뛰어드는 역동적인 아웃도어 활동을 통해 수술과 회복의 시간을 지나며 자연 속에서 자신만의 삶을 기록하고, 타인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고 있다. 장비의 화려함보다 자연을 대하는 겸손한 태도가 먼저라고 말하는 연탱이를 만나 자연이 선물한 치유와 성장의 기록을 들어봤다.


  • 투병의 아픔을 극복하고 홀로 자연을 즐기며 아웃도어 활동을 통해 밝은 에너지를 전하는 유튜브 채널 '연탱이의 자유일기' 주인공 임연진./본인 제공
    투병의 아픔을 극복하고 홀로 자연을 즐기며 아웃도어 활동을 통해 밝은 에너지를 전하는 유튜브 채널 '연탱이의 자유일기' 주인공 임연진./본인 제공

    ◇ 투병의 고비 끝에 마주한 평범한 일상의 기적

    연탱이에게 아웃도어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삶의 감각을 일깨우는 통로다. 요즘 그의 하루 중 가장 활기찬 순간은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하기 전 배낭을 꾸릴 때다. 이번에는 또 어떤 새로운 환경에 마주하고, 그 속에서 어떤 나를 만나게 될지 기대하는 과정 자체가 그에게는 이미 여행의 시작이다.

    이러한 설렘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그가 과거 겪었던 수술과 회복의 경험과도 맞닿아 있다. 수술과 회복의 시간을 겪으며 이전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의 소중함을 더 크게 느끼게 됐다.

    특히 광활한 자연 속에 홀로 섰을 때 그 감정은 더욱 증폭된다. 때로는 무거운 배낭을 메고 한참을 걷다 보면 과거 수술을 받았던 부위에 뻐근한 통증이 밀려오기도 하지만, 지금의 연탱이는 오히려 그 순간 깊은 안도감을 느낀다.

    "예전 같았으면 피하고 싶었을 통증마저도 지금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감각처럼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오히려 그 순간조차 '내가 지금 내 힘으로 이 길을 걸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감사해집니다. 행복이 특별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있다는 것을 투병 이후 가장 크게 깨달았습니다."

    ◇ 계획이 틀어지는 순간 시작되는 자연의 가르

    영상을 통해 전해지는 연탱이의 유쾌하고 건강한 에너지는 철저히 계산된 연출이나 연기에서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예측이 어긋나고 준비한 계획이 완전히 틀어지는 순간에 그의 진가가 발휘된다. 갑작스러운 폭우를 만나거나 장비가 말썽을 부리는 상황이 생기면 연탱이는 이내 그 상황이 주는 묘미에 빠져든다.


  • 최근 임 씨는 식량 자급자족을 위해 던져두었던 통발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자, 우연히 발견한 군소를 채집해 스테이크를 해 먹으며 뜻밖의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유튜브 '연탱이의 자유일기' 갈무리
    최근 임 씨는 식량 자급자족을 위해 던져두었던 통발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자, 우연히 발견한 군소를 채집해 스테이크를 해 먹으며 뜻밖의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유튜브 '연탱이의 자유일기' 갈무리

    최근 자급자족 생활을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통발을 들고 외딴곳으로 떠났으나 단 한 마리의 수확도 거두지 못했을 때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식량을 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군소를 채집해 요리해 먹는 뜻밖의 경험을 하게 됐고, 이는 각본에 없던 가장 유쾌한 추억이 됐다.

    "자연에서는 늘 계획한 일보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더 많이 일어나고, 또 그런 순간들이 오히려 더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줍니다. 사실 저는 콘텐츠를 촬영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여행이나 삶의 기록에 가깝게 생각합니다. 카메라를 일하는 도구가 아니라 함께 다니는 친구처럼 느끼기 때문에, 촬영을 의식하기보다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자연이 늘 관대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신 후 처음으로 혼자 떠났던 깊은 숲속 야영지에서 맞닥뜨린 장대 같은 폭우는 그를 막막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현실을 받아들이고 혼자 묵묵히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그는 아웃도어를 대하는 태도를 유연하게 바꾸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며 깨달은 것은 자연이 누군가를 괴롭히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방식대로 흐르고 있을 뿐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자연 앞에서는 인간의 욕심이나 계획이 항상 우선일 수 없다는 것을 배웁니다. 자연은 정복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존중하며 함께해야 하는 존재이며, 그 마음이 자연 앞에서 겸손해지는 첫걸음입니다."

    ◇ 고독 속에서 건져 올린 스스로에 대한 신뢰와 조언

    여성의 몸으로 혼자 거친 노지에서 캠핑을 하거나 거침없이 바다로 뛰어드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신선한 당당함을 준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오롯이 혼자만의 힘으로 야외에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무사히 아침을 맞이했을 때, 연탱이는 비로소 자신에 대한 깊은 신뢰를 얻는다.


  • 전남 신안군 가거도에서 낚시에도 도전하고 혼자 친 텐트 앞에서 일정을 마무리하는 임 씨의 모습./유튜브 '연탱이의 자유일기' 갈무리
    전남 신안군 가거도에서 낚시에도 도전하고 혼자 친 텐트 앞에서 일정을 마무리하는 임 씨의 모습./유튜브 '연탱이의 자유일기' 갈무리

    주변에서는 홀로 보내는 그 시간이 외롭지 않으냐고 묻지만, 연탱이는 그 고독의 시간을 누구보다 밀도 있게 채워나간다. 타오르는 불을 멍하니 바라보거나 파도 소리를 가만히 듣는 일 자체가 그에게는 영혼을 채우는 진짜 휴식이다.

    "그 시간에는 남과 비교하지 않게 됩니다.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지금 내가 어떤 상태인지 돌아보게 되죠. 과거에는 제가 단순히 걱정도 많고 겁도 많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겪으며 생각보다 끈기가 강하고 삶에 대한 의지가 큰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유튜버로 활동하며 수많은 아웃도어 장비를 접해본 연탱이는 이제 막 야외 활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초보자들에게 장비에 매몰되지 말라는 현실적인 조언도 잊지 않았다. 고가의 장비부터 알아보기보다 직접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정확한 성향과 활동 스타일을 파악하는 일이 먼저라는 지적이다. 브랜드의 이름값이나 가격보다는 실제 자신이 사용할 환경에 맞는 장비가 결국 가장 좋은 장비라는 뜻이다.

    "준비물로는 보조배터리, 랜턴, 비상식량, 그리고 응급은박보온담요 정도는 가방에 꼭 챙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생각보다 이런 단순한 물품들이 위급한 상황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합니다. 특히 혼자 야외 활동을 시작하려는 여성분들이라면 이동 경로와 예상 귀가 시간을 가족이나 지인에게 반드시 공유하고, 해가 지기 전에 안전한 야영지를 미리 확보해 주변 환경을 살피는 등 과하다 싶을 정도로 조심하는 습관이 필수적입니다."

    ◇ 미지의 두려움을 넘어 세상으로 흘려보내는 에너지

    연탱이를 끊임없이 야생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가장 큰 원동력은 다름 아닌 호기심이다. 익숙한 안락함에 머무르기보다 두려움을 무릅쓰고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는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의 에너지는 이제 산과 들을 넘어 깊은 바다로, 그리고 더 미지의 영역인 하늘로 향하고 있다. 심한 고소공포증을 가지고 있어 높은 곳에 서는 것조차 무서워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꼭 한번 넘어서고 싶은 도전 과제다.

    연탱이는 지금 이 순간도 도전을 주저하며 망설이고 있는 이들에게 따뜻한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자신 역시 처음부터 용감하거나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으며, 여전히 새로운 도전 앞에서는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는 평범한 인간일 뿐이라는 고백이다.

    "조금 부족해도 괜찮고, 조금 서툴러도 괜찮습니다. 실패하고 생각했던 그 막막했던 순간들조차 지나고 보니 저를 단단하게 성장시키는 가장 소중한 밑거름이 됐습니다. 예상치 못한 비를 만나 길을 잃고 헤맸던 순간이 오히려 가장 오래도록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니 너무 완벽해지기를 기다리지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한 걸음부터 내디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생각보다 세상은 넓고, 생각보다 우리는 훨씬 강한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흘러 사람들에게 대단한 영웅으로 기억되기보다, 누군가의 삶에 작은 용기와 희망의 불씨를 건넬 수 있는 따뜻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것이 연탱이의 소박한 바람이다. 자신이 대자연 속에서 거저 받은 치유의 행복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다시 세상으로 아낌없이 흘려보내는 사람. 삶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도 그 안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고 예기치 못한 소나기 속에서도 활짝 웃을 수 있는 연탱이의 역동적인 일기는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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