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고마워."
간절했던 1승 후,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26)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렸다.
원태인은 지난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6번째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와 함께 팀의 4-1 승리를 이끈 그는 지난 5월 19일 KT 위즈전 이후 약 한 달 만에 따낸 값진 선발승을 따냈다.
시즌 3승(5패). 2024년 다승왕(15승), 지난해 토종 다승 1위(12승)를 거둔 것에 비하면 페이스가 매우 더디다.
사실 원태인은 그동안 고민이 많았다. "컨디션과 구위는 어느 때보다도 최상"이라고 자부했지만, 결과가 따라오지 않았다. 이상하리만큼 피안타가 많아졌고 그의 자랑인 QS를 채우지 못하는 날도 많았다. 잘 던져도 타선이나 불펜이 도와주지 않아 승운이 따르지 않을 때도 꽤 있었다. 불운이 겹치다 보니 산전수전 다 겪은 에이스라 해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이번 키움전에서 원태인은 불운을 완전히 떨쳐냈다. 무실점 피칭으로 승리 요건을 채우고 내려왔고 타선과 불펜의 도움도 적절히 받았다.
이날 6회 이닝을 마친 원태인은 마운드에서 크게 포효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뒤에도 벅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만큼 원태인에게 이번 1승은 간절하고 또 간절했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원태인은 "그동안 힘들었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갔다. '고작 한 달 승리 못 한 거 가지고 유난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올 시즌은 스스로 느끼기에 너무 힘들었다"라고 고백했다. 슬럼프를 깨기 위해 유니폼을 입은 채 샤워도 해보고, 마음을 다스리려고 화분도 키워봤다는 후문.
특별한 도움도 받았다. 지난주 그는 처음으로 혼자 어머니를 만나러 갔다. 원태인이 10살이던 2009년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산소를 찾았다.
원태인은 "지난주가 어머니 기일이었는데 (원정 일정으로) 바빠서 찾아뵙지 못했다. 태어나서 한 번도 혼자 산소에 가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엔 문득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 혼자 다녀왔다"고 전했다. 혼자 산소를 찾은 그는 "엄마 앞에서 30분 동안 주절주절 힘들었던 이야기를 다 쏟아내게 되더라. 신기하게도 그렇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나니 마음이 정말 편해졌고, 오늘 경기에 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원태인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에 '원정이라 기일도 못챙기는 못난 아들이라 미안해 할 수 있는 게 이거뿐인데 이제 엄마가 못난 아들 좀 도와주라'는 글을 올려 간절한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간절한 바람을 들은 걸까. 이날 원태인은 산소 입구를 지키고 있던 작은 나비 한 마리를 만났다. "나 나갈 때도 마중 나와 달라고 했는데, 정말 나비가 있었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그때 펑펑 울었다. 사실 엄마가 너무 그리웠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리고 승리한 날 밤, 원태인은 자신의 SNS에 나비가 날아다니는 영상을 올렸다.
짧은 한마디가 모든 감정을 대신했다.
"엄마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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