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지영 기자 | 푸본현대생명이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3년동안 이어진 적자 고리를 끊었다. 보장성보험 중심의 영업 전략 전환과 판매채널 확대가 맞물리며 수익성 개선의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다만 퇴작연금 비중이 높은 사업구조와 업계 한위권 수준의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은 여전히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이재원 대표는 올해를 '턴어라운드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3년이 재도약을 위한 준비의 시간이었다면 올해는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해가 될 것이다"며, "영업 성장과 수익성 관리, 투자 전략 고도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장기 수익성의 핵심 지표인 CSM 확대를 위해 사업 구조를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2024~2025년에 선보인 총 9종의 신상품 중 절반 이상을 보장성보험으로 구성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31억원으로 2025년 동기(-725억원) 대비 756억원이 개선되며 흑자 전환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945억원)과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 세부 손익을 보면 보험손익은 28억원으로 2025년 동기(-31억원) 대비 59억원이 증가했다. 투자손익은 10억원으로 2025년 동기(-914억원) 대비 924억원이 개선되며 흑자 전환했다.
자본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 경과조치 후 지급여력비율(K-ICS·킥스)는 200.08%로 2025년 동기(145.53%) 대비 54.55%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연도경과에 따른 경과조치 효과 감소에도 불구 국내 금리 상승과 지난해 12월 최대주주인 대만 푸본생명이 참여한 7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로 인해 지급여력금액이 상승한 결과다. 경과조치 전 킥스도 50.78%를 기록하며 2025년 동기(-23.83%) 대비 74.61%p 개선됐다.
같은기간 자본 역시 1조4521억원으로 2025년 동기(3545억원) 대비 309.6% 급증했다. 이는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 확충 효과다. 부채는 15조9394억원으로 2025년 동기(17조3245억원)보다 8% 줄었다.
▲ 보장성보험 강화에도 본원적인 이익 창출력 과제…"투자손익 의존도 낮춰야"
다만 시장에서는 푸본현대생명의 중장기 과제로 여전히 본원 이익 창출력 강화를 꼽고 있다. 최대주주의 지속적인 자본 지원에도 불구 보험 본업의 수익 기반이 아직 충분히 안정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의 시선도 보수적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초 푸본현대생명의 무보증 후순위채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NICE)신용평가도 보험금지급능력등급(신용등급 A+)과 무보증 후순위사채(신용등급 A)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하고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신용평가사들은 푸본현대생명의 저조한 수익성과 자본규제 강화에 따른 신용도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푸본현대생명은 2025년 당기순손실 1187억원, 총자산이익률(ROA) -0.7%를 기록하며 3년 연속 순손실을 나타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에도 보험영업 부문의 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2023~2025년 연평균 CSM 상각이익은 169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손실부담계약비용은 연평균 549억원에 달해 보험영업 수익성이 여전히 취약한 수준이란 평가다.
2025년 말 기준, 경과조치 적용 전 킥스도 56%로 생명보험의 업권 평균(164.2%) 밑에 머물고 있다. 기존에 발행한 자본성증권의 조기상환에 따라 규제자본이 감소할 예정인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보유 CSM 규모가 경쟁사 대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면서 이익 변동성이 크다는 점 역시 신용도 평가에 부정적으로 반영됐다.
보험업계에서는 푸본현대생명의 한계로 퇴직연금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꼽는다. 지난해 수입보험료 3조4263억원 중 퇴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70.8%(2조4265억원)으로 집계된다. 반면 생존보험과 사망보험 비중은 각각 10.0%와 18.0% 수준이다. 퇴직연금은 자산 규모 확대에는 유리하지만 마진이 낮고 이자 비용 부담이 큰 사업인 만큼,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에는 한계가 있다.
IFRS17 체제에서 보험사는 CSM 상각이익을 통해 투자손익 변동성을 일정 부분 흡수하지만, 퇴직연금은 자산 성장에는 기여해도 CSM 창출 효과가 제한적이다.
푸본현대생명의 지난해 연간 CSM 상각이익은 200억원 수준에 불과해, 금융시장 변동에 따른 투자 손익이 전체 수익성을 좌우하는 구조다. 지난해 말 기준 CSM은 1907억원으로 총자산 17조9830억원의 1.06% 수준이다. 같은기간 보험계약부채 8조1858억원과 비교하면 CSM 비중은 2%대에 머물러, 외형 규모 대비 장기 수익성 기반이 약하다.
따라서 투자손익 의존도가 높은 수익구조가 지속될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른 실적 민감도 역시 당분간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푸본현대생명은 핵심 수익성 지표인 CSM 확보를 위해 건강보험을 비롯한 보장성보험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걱정 ZERO 보험', '행복 MAX 보험', '푸본현대 퇴직연금' 등을 중심으로 건강 보장부터 안정적인 노후 대비까지 아우르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고객 맞춤형 보장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푸본현대생명은 보험 판매채널 변화에 대응해 법인보험대리점(GA) 리더스에셋 어드바이저와 전략적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GA시장 내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협력 기회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그 결과 푸본현대생명의 올해 1분기 CSM은 20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3억원(37.1%) 늘었다. 같은기간 가입금액 기준 개인 보장성보험 신계약액은 2710억원으로 전년 동기(2064억원) 대비 31.3% 증가했다. 이에 따라 보유계약액은 지난해 3월 말 11조14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11조1192억원으로 1052억원 증가했다.
다만 푸본현대생명의 퇴직연금 거래 현황을 확인한 결과 특정 계열사의 의존도 역시 선결 과제로 지목된다. 지난해 특수관계자 퇴직연금 잔액은 ▲현대모비스 1691억원 ▲현대카드 1482억원 ▲현대커머셜 640억원 ▲현대아이에이치엘 110억원 등 총 410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7조314억원 대비 비중은 제한적이지만,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말 기준 범현대차그룹 관련 물량 비중이 약 45%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최대주주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지난해 12월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이후 최대주주인 대만 푸본생명의 지분율은 88.3%로 확대됐고, 현대커머셜(6.2%)을 포함한 양대 주주의 지분율은 총 94.5%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일회성 수익성 반등을 넘어 안정적인 이익 창출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지가 향후 실적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푸본현대생명은 대주주의 지원으로 건전성 우려는 일정 부분 해소됐지만 시장이 궁금해하는 것은 지원 여부가 아니라 자체 수익 창출 능력이다“며 "보유 CSM 규모가 아직 크지 않은 만큼 올해 흑자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수익구조 안정성을 입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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