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중열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뉴욕증시가 뚜렷한 차별화 장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떨어지자 다우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5만2000선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반면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면서 나스닥지수는 큰 폭으로 밀렸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8.64포인트(0.64%) 오른 5만1999.67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5만2190.29까지 치솟았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42.94포인트(0.57%) 내린 7511.3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7.60포인트(1.15%) 떨어진 2만6376.34에 장을 마감했다.
◇중동 긴장 완화에 국제유가 80달러선 붕괴…국채금리도 하향 안정
국제유가 폭락이 이날 시장의 향방을 가르는 변수로 작용했다. 뉴욕상업거래소 등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5.06% 떨어진 배럴당 78.96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5.82% 급락한 배럴당 76.05달러를 기록했다. 두 유종 모두 종가 기준 80달러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3월 초 이후 처음이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완화가 유가를 끌어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이란이 오는 19일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식을 가질 예정”이라며 “이번 합의에는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 및 관련 금융·운송 제재를 유예하는 조항이 포함됐고 서명 직후 발효된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원유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19일 재개방과 통행료 면제 유지를 공식 확인한 점도 공급 우려를 해소했다.
에너지 가격이 내리자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며 미 국채금리도 하락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3bp(1bp=0.01%포인트) 떨어진 4.435%를 기록했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4.056%로 낮아졌다.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에 따른 경기 활성화 기대감으로 경기민감주와 금융주가 강세를 보였다. 산업 대표주인 캐터필러가 1% 넘게 올랐고, 대형 은행주인 JP모건 체이스가 3% 이상 상승하며 다우지수를 견인했다.
◇고점 부담에 반도체주 차익매물 ‘뚝’…시선은 FOMC 결과로
반면 기술주 시장은 반도체 기업들을 중심으로 강한 차익실현 매물에 직면했다. AMD가 7% 이상 급락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론(6%), 샌디스크(5%), 브로드컴(4%) 등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대장주인 엔비디아 역시 2% 넘게 밀렸다. 마켓워치는 “최근 가파르게 오른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장중 한때 17.3% 폭등하며 시가총액 순위에서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일시적으로 4위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이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으나 전날보다 약 5% 상승한 201.80달러로 마감하며 시총 6위 자리에 안착했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이틀 일정으로 시작된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로 향한다. 앤디 골드버그 노무라자산운용 수석 투자전략가는 “유가 급락이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을 높이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경기 과열로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완전히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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