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G7의 대러시아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전쟁 해법을 집중 논의했다. 공식 발표는 이뤄지지 않았으나, 회담 직후 AFP와 접촉한 프랑스 외교 소식통은 "석유와 가스 분야 제재 강화를 통해 러시아를 옥죄기로 정상들이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현장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데에도 지도자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합의를 중재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압박 강화 흐름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 앞에서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못지않게 막대한 인명 손실을 입었다"며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동 사태로 인한 국제 에너지 위기 당시 일시 해제했던 러시아산 석유 제재의 재가동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 경제 피해를 우려해 유예 조치를 취했으나 현재 석유 공급이 넘쳐나는 상황"이라며 "조만간 제재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이 같은 발언은 유럽 동맹국들에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조적 태도와 경청하는 자세를 높이 평가하며 "미국과 유럽이 종전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 낙관론의 근거가 된다"고 밝혔다. 드론 공습 등으로 전선 상황이 개선되면서, 그간 러시아 편향적 입장을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대러 압박 강도를 끌어올리려는 유럽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용맹하게 전선을 수호했고 러시아의 피로감이 역력히 드러나고 있다"며 "지원을 배로 늘려야 할 시점"이라고 촉구했다. 한 프랑스 외교관은 G7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공 자산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역시 회담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의 전쟁 기계가 멈추고 유럽 대륙에 평화가 돌아올 때까지 푸틴과 그 측근들에 대한 압박을 계속 강화하겠다"고 천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G7 정상들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러시아에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런던에서 화상으로 로이터 서밋에 참석한 그는 이번 회담을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며 "러시아가 승리하지 못하고 있고 인명 피해가 막대하므로 조속히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는 데 정상들이 만장일치로 동의했다"고 전했다. 에너지 수출, 금융 시스템, 군수 산업 등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도 논의됐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정치적 압박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라면 이를 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어쩌면 그만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제안한 모스크바 직접 협상을 단호히 거부했다. 그는 "그런 식의 게임에는 응하지 않겠다"며 스위스, 튀르키예, 중동 국가 등 중립국에서의 회담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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