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뒤덮은 '최고급 생선' 사상 최대 물량 찍었는데… 왜 그대로 버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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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뒤덮은 '최고급 생선' 사상 최대 물량 찍었는데… 왜 그대로 버려지나

위키푸디 2026-06-16 22:4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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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가격 탓에 쉽게 식탁에 오르기 어려웠던 고급 수산물 '참다랑어'가 경북과 강원 동해안 연안에서 이례적으로 대량 포획됐다. 울진, 영덕, 강릉, 고성 등 동해안 전역에 고정식 그물을 설치한 조업선들이 이틀 사이에만 수천 마리를 건져 올리며 사상 최대 규모의 조획량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어민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한꺼번에 쏟아진 물량 탓에 시장 거래 가격이 평소의 몇 분의 일 수준으로 폭락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국제 사회가 배정한 조업 허용량마저 바닥을 드러내면서 그물에 걸린 귀한 참치를 눈앞에서 폐기하거나 바다로 돌려보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새끼 발견되더니… 동해안으로 서식처 옮긴 '바다의 황제'

과거에는 먼바다를 항해하는 대형 선박을 통해서만 잡을 수 있었던 참다랑어가 이처럼 연안 그물망에 무리 지어 걸려드는 현상은 바닷물 온도가 뜨거워진 결과다.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참다랑어가 먹잇감인 고등어와 정어리 떼를 쫓아 한반도 북쪽 바다까지 거침없이 거슬러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잡힌 참다랑어 역시 마리당 무게가 100kg에서 130kg에 이르고 몸길이도 2m를 훌쩍 넘는 대형 개체들이 주를 이뤘다.

한반도 연안의 생태계 변화는 이미 여러 차례 감지됐다. 실제 독도와 울릉도 인근 바다에서는 몇 해 전부터 참다랑어 알과 치어가 꾸준히 확인되었으며, 지난해 여름 강원 고성 앞바다에서는 손가락 크기만 한 새끼 참다랑어가 처음 발견되기도 했다.

반면 동해의 명물이던 한류성 어종 명태는 수온 상승과 과도한 조업으로 자취를 감추어 현재는 전면 포획 금지 상태다. 학계와 어업계에서는 명태가 떠난 자리를 참다랑어가 채우며, 이제 동해안이 일시적으로 거쳐 가는 통로가 아니라 참다랑어가 태어나고 자라는 새로운 둥지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캔 참치와는 비교 불가… 1마리에 수억 원 호가하는 부위별 손맛

우리가 흔히 통조림으로 접하는 가다랑어와 달리, 참다랑어는 진한 붉은 살과 풍부한 지방층을 지녀 횟감과 초밥용으로 독보적인 대접을 받는다. 내장을 감싸고 있어 소고기 꽃등심처럼 부드러운 마블링이 펼쳐진 대뱃살은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고소한 맛이 으뜸이다. 지방과 살코기가 알맞게 섞인 중간 뱃살은 부드러운 식감을 내며, 척추 주변의 속살은 지방이 거의 없어 깔끔하고 은은한 신맛을 풍긴다.

여기에 지느러미 주변 목살이나 볼살 등 소량만 나오는 특수 부위는 육회와 비슷한 쫄깃함으로 미식가들 사이에서 대단히 귀하게 거래된다. 이러한 희소성 때문에 최고급 부위는 1kg당 수십만 원을 호가하며, 서울 주요 상권에서는 고급 코스 요리로 소비된다. 해외 경매 시장에서는 새해 첫 조업으로 잡힌 초대형 참다랑어 한 마리가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낙찰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한다.

조업 한도 초과에 그물 찢어 방류까지… 국제 조업 허용량 확대 절실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원인은 국제기구인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에서 결정하는 연간 어획 한도량, 즉 '쿼터' 제도에 있다. 올해 우리나라에 할당된 전체 물량 1천219톤 중 경북 지역에 배정된 양은 350톤, 강원 지역은 84톤에 불과하다. 이 물량은 이번 사상 최대 규모의 조업으로 인해 이미 소진율 95%를 넘기며 사실상 완전히 바닥났다. 강원 지역의 경우 이달 초 정부에 긴급 요청해 357톤을 추가로 배정받았으나 이마저도 며칠 만에 모두 써버렸다.

현행법상 한도량을 초과해 잡은 참다랑어는 판로가 막혀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 하지만 조업 현장에서는 대형 생선을 살려 보내기 위해 값비싼 그물을 고의로 찢어야 하거나, 그물 안에서 엉켜 이미 숨진 개체들을 버려야 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그물을 찢는 과정에서 원래 잡으려던 고등어나 정어리까지 빠져나가 어민들의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북도는 급한 대로 해양수산부에 추가 한도 배정을 신청했으나 이는 일시적인 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변화된 바다 환경에 맞춰 정부가 실태 조사를 거쳐 국제사회와 협상을 벌이고, 우리나라 전체의 조업 한도량 자체를 늘리는 근본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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