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1년만에 발효 눈앞…빅테크 규제 등 놓고 갈등 잠복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의회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후 통첩한 시한을 앞두고 작년 7월 유럽연합(EU)과 미국이 합의한 무역협정을 승인했다.
유럽의회는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해당 안건을 표결에 부쳐 찬성 440표, 반대 151표, 기권 50표로 가결했다.
양측 무역협정의 최종 관문 격이었던 이날 유럽의회 승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내달 4일 마감 시한을 앞두고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1년이 다 되도록 양측 무역협정에 대한 유럽의 법제화 작업이 지연되자 내달 4일까지 협정을 비준하지 않으면 유럽산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유럽의회 문턱을 넘은 미국과의 무역협정은 오는 26일 EU 27개 회원국의 최종 승인을 거쳐 비준 절차를 마무리하고 최종 발효될 것으로 관측된다.
협정이 발표되면 EU는 작년 7월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양측이 합의대로 미국산 공산품과 일부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고 미국은 EU 제품에 대한 관세 상한선은 15%로 제한된다.
유럽의회가 가결한 이번 법안은 2029년 말까지 유효하며 미국이 합의 조건을 위반할 경우 EU가 양보 조치를 중단할 수 있다고 명시하는 등 안전장치도 포함됐다. 미국이 유럽산 세탁기 등 철강 파생제품에 부과하는 15%가 넘는 관세를 올해 말까지 인하하지 않을 경우 EU가 대응조치를 취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베른트 랑에 유럽의회 무역위원회 위원장은 "상당한 압박 속에서도 유럽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안전장치를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국가안보 담당 집행위원도 엑스(X·옛 트위터)에 "EU가 약속을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적어 유럽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시한에 맞춰 무역협정을 승인한 것을 반겼다.
유럽의회 내부에서는 이 무역협정이 유럽에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는 불만이 팽배했지만 대서양 무역 전쟁을 피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안보에 중요한 우크라이나 지원 등에서 손을 떼는 상황을 막고자 불균형한 협정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의회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를 미국이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유럽과 갈등을 빚은 지난 1월, 미국 대법원의 관세 위법 판결이 나온 지난 2월 등 두 차례에 걸쳐 승인 절차를 중단하는 등 협정을 순순히 통과시키지는 않았다.
양측이 합의한 무역협정이 우여곡절 끝에 발효를 눈앞에 뒀지만 미국 빅테크에 대한 EU의 규제 등을 둘러싼 이견이 여전해 양측의 무역 갈등이 새롭게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 등은 예상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프랑스 에비앙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지난 14일 뉴욕포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디지털서비스세(DST)를 폐지하지 않으면 샴페인을 포함한 프랑스산 와인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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