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의사 송치에 의료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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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뺑뺑이’ 의사 송치에 의료계 반발

이데일리 2026-06-16 20:05: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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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3년 전 대구에서 발생한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망 사건과 관련해 당시 환자를 진료했던 의사 2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의료계는 응급환자 수용 문제는 병상과 배후 진료과, 전문 인력 등 응급의료체계 전반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구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지난 4월 대구지역 대형병원 소속 의사 2명을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2023년 3월 건물에서 추락한 10대 환자에게 적절한 응급처치를 하지 않고 다른 병원으로 옮기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응급실. (사진=연합뉴스)


당시 17세였던 환자는 119구급차로 대구지역 병원 여러 곳을 옮겨 다녔지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했고, 이후 심정지 상태에 빠져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는 사고 당일 대구지역 8개 병원을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관련 행정소송 내용 등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했고, 정당한 사유 없는 응급의료 기피가 있었는지를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사건 이후 현지조사를 거쳐 관련 병원들에 보조금 중단 등 행정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일부 병원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의료계는 이번 송치가 응급의료 현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사건 당시 보건복지부도 현지 조사를 진행한 뒤 병원에 행정처분을 내렸지만 의사 개인을 고발하지는 않았다”며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촉구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도 ”환자 수용 결정은 단순한 행정 접수가 아니라 사법기관이 재단할 수 없는 고도의 의료행위“라고 주장했다. 의사회는 검찰이 이번 송치를 다시 살펴 혐의없음으로 결론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이번 사건의 본질은 특정 의료기관이나 의료진 개인에게만 책임을 물어 해결할 사안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응급환자 수용은 응급실 의사 개인의 의지만으로 결정될 수 없고, 배후 진료 인프라와 필수의료 전문 인력 부족 등 구조적 문제가 함께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료계는 이번 사안이 응급의학과를 비롯한 필수의료 기피를 더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송치된 의사 중 1명은 당시 전공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는 젊은 의사들이 필수의료 진료과 선택을 더 꺼리게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의료계는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배후 진료 인프라 확충, 필수의료 전문 인력 확보, 중증·응급 진료에 대한 적정 보상, 불가항력적 응급의료 사고에 대한 형사책임 면제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응급환자 수용 지연 문제를 둘러싼 책임 소재 논란을 다시 키울 전망이다. 환자 사망이라는 결과에 대한 수사 필요성과 함께, 응급의료 현장의 구조적 한계를 개인 형사책임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는 의료계 주장이 맞물리면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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