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요즘 아이가 ‘귀찮아’, ‘몰라’, ‘하고 싶은 게 없어’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A. 청소년 자녀가 ‘귀찮아’, ‘몰라’, ‘하고 싶은 게 없어’라는 말을 자주 할 때 부모님은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습니다. 혹시 무기력해진 것은 아닌지, 마음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닌지 부모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먼저 이 말을 단순히 게으름이나 반항으로만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청소년기의 ‘몰라’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다는 뜻이라기보다 자신의 마음을 설명할 말이 아직 부족하거나 무엇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귀찮아’라는 말도 때로는 피곤함, 부담감, 실패에 대한 두려움, 관계에서의 지친 마음이 한꺼번에 섞여 나온 표현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부모님이 바로 “왜 그렇게 의욕이 없어”, “하고 싶은 게 하나도 없으면 어떡하니”라고 하기보다 아이의 상태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요즘 많이 지쳐 보이네”, “뭘 하라고 하면 더 부담스럽게 느껴지나 봐”, “말하기 싫으면 지금은 안 해도 괜찮아. 그래도 엄마 아빠는 네가 조금 걱정돼”처럼 아이의 마음을 짐작하고 조심스럽게 건네는 말이 도움이 됩니다.
또 아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그 시간이 아이에게는 마음의 배터리를 겨우 충전하는 시간일 수 있습니다. 물론 무기력이 오래 지속되거나 수면·식사 패턴이 크게 무너지고 등교 및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거나 우울감·짜증·고립이 심해진다면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모님의 역할은 아이를 억지로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다시 움직일 수 있을 만큼 안전한 바닥이 돼주는 것입니다. 아이의 ‘몰라’ 속에는 어쩌면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어’라는 작은 구조 요청이 숨어 있을지 모릅니다.
백소진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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