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만 원에 곰탕 10그릇…소비 장벽 허무는 마법의 숫자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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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만 원에 곰탕 10그릇…소비 장벽 허무는 마법의 숫자 '1000원'

르데스크 2026-06-16 18:31: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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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물가로 얇아진 고객의 지갑 사정을 감안한 '초저가 판매 전략'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에는 브랜드 가치와 고품질을 내세운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에는 무조건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부쩍 늘었다. 특히 초저가 판매 전략이 점차 경쟁 양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지 역시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소비자들 홀리는 아름다운 금액 '1000원'…"매대에 물건 보이면 일단 사고 봐요"

 

르데스크가 서울 시내 대형마트와 10여 곳의 편의점을 찾아 확인한 결과, 매장을 막론하고 1000원 안팎의 초저가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마트의 경우 매장에 별도로 마련된 초저가 PB(자체브랜드) 제품 매대, 행사 제품 코너에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마트는 최근 980원 사골곰탕과 음료, 1980원 김치수제비 등 초저가 상품을 판매하는 '5K PRICE' 행사를 진행 중이다. 해당 코너를 찾는 소비자들은 하나 같이 매대에 비치된 제품을 장바구니나 카트에 담기 바쁜 모습이었다. 살까 말까 망설이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마트 역삼점에서 만난 직장인 장성미 씨(49·여)는 "진열된 물건의 가격 자체가 저렴하다 보니 다른 제품과 비교하지 않고 곧장 구매하게 된다"며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최대한 많이 사서 집에 보관해 놓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같은 매장에서 만난 강순자 씨(가명·73·여) 역시 "솔직히 가격 비교를 잘 못하는 편이라서 세일이라는 간판만 보고 왔다"며 "행사 코너에 와서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유통기간이 긴 제품 위주로 최대한 많이 구매할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 이마트는 자체 프로모션 행사를 통해 각종 제품을 1000원 안팎의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사진은 이마트 역삼점에 진열된 행사 제품들. ©르데스크

 

초저가 상품 경쟁에 뛰어든 편의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근 CU는 PB상품인 '득템 시리즈'를 중심으로 가성비 제품을 늘려 나가고 있다. GS25 역시 특가 행사와 초저가 간편식을 내세워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편의점의 초저가 제품의 경우 주부들 보다는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의 호응이 유독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김유환(24·남) 씨는 "원래 편의점 상품들은 단가가 높아 피하기 마련이었는데 최근에는 저렴한 제품이 많이 생겨서 자주 이용하고 있다"며 "닭가슴살을 2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뿐 아니라 식품업체들도 초저가 판매 전략에 뛰어들었다. 주류 제조 기업 선양소주는 지난 4월부터 병당 가격이 990원에 불과한 '착한소주' 제품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대형마트나 편의점이 아닌 지역 슈퍼마켓 중심으로 유통됐음에도 출시 한 달여 만에 무려 500만병 이상 팔렸다. 대학원생 박상희(25·남) 씨는 "자취하는 입장에서 마트에 장을 보러갈 때 가격을 오목조목 따지게 되는데 요즘은 술도 그 범주에 포함됐다"며 "단순히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구매하는 것은 아니지만 맛이나 품질 자체가 괜찮다면 앞으로도 자주 찾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초저가 판매 전략은 최근의 소비 트렌드 변화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과거에는 브랜드 가치와 고품질을 선호하는 기조가 강했다면 고물가·저성장 기조가 장기화 된 최근에는 가격 경쟁력이 구매 결정의 핵심 요인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설명이다.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나 PB브랜드를 중심으로 초저가 제품군이 여럿 등장하는 것이 근거로 지목됐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저성장·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초가성비·초저가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물리적으로 초저가 제품을 무한정 판매하긴 어렵겠지만 다른 제품까지 함께 구매하는 효과도 낳는다는 점에서 고객 유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판매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 입장에서는 가격 자체가 강력한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며 "소비자는 가격 혜택을 누리고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 전략의 하나라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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