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최근 "비평을 위해" 노무현재단 상임고문에서 물러나면서 친명계와 친문계의 당권 전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를 앞세우고 있는 친명계가 친문계 주자로 꼽히는 정청래 대표에게 지방선거 책임을 물으며 사퇴를 요구하는 등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로 대변되는 구주류 세력을 밀어내겠다는 기류가 감지되자 유 전 이사장이 전선에 뛰어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서는 유 전 이사장이 친명계를 향해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곽상언 "노무현재단, 유시민 홍보에 동원"…유시민 "비평 위해 상임고문 해촉 요청"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무현재단 운영이 설립 취지와 달리 유시민 전 이사장 홍보에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 전 이사장은 상임고문직 해촉을 요청하며 재단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곽 의원은 지난 12일 유튜브 방송에서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영상의 68%에 유 전 이사장이 등장하고, 전체 시간으로는 76%가 유 전 이사장 관련 인물"이라며 "재단이 누구를 홍보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단의 물적·인적 자원을 특정 인물 홍보에 동원하는 것이 정상적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또 "재단은 노 전 대통령의 정치 철학과 업적을 위해 국민이 응원하는 곳인데 설립 목적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며 "출판기념회 생중계 등은 별도 채널에서 운영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이사장은 15일 오후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상임고문 해촉을 요청했다"며 "알릴레오북스도 6월 말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제 비평 활동 때문에 재단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시 만나는 날까지 재단을 잘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노건호 "유시민, 정치 노선 떠나 귀중한 지식인…존중받아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상임고문직을 내려놓은 것과 관련해 "정치적 노선이나 개인적 호불호를 떠나 귀중한 지식인으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노 씨는 15일 입장문을 통해 "의외일 수도 있겠지만 유 전 이사장과 개인적 교류는 거의 없었다"며 "2002년 경선 이후 개혁당 활동, 2009년 봉하 방문 장면은 여전히 선명하게 기억한다"고 말했다.
앞서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무현재단이 유 전 이사장 홍보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노 씨는 "곤혹스러운 일이지만 곽 의원의 발언에 대해 개인적 생각을 밝히고자 한다"며 "재단이 고인(노 전 대통령)에 대한 모욕과 조롱이 청소년층으로 확산되는 현상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문제의 출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노 씨는 "재단과 곽 의원 사이에 근본적인 시각 차이가 있었고 소통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던 것 같다"며 "결국 외부로 표출되면서 곽 의원의 재단 운영 문제제기가 함께 드러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곽 의원의 문제제기가 재단이 보다 적극적인 조치에 착수하는 계기가 됐다"며 "곽 의원이 가진 오랜 문제의식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재단은 유족의 것이 아니라 시민과 정치적 동지들의 것"이라며 "유시민 상임고문의 인생 역정과 정치적 역할, 주요 저서와 발언들은 민주화와 진보에 크게 기여해 왔다. 정치적 노선이나 개인적 호불호를 떠나 존중받아야 한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노 씨는 "노 전 대통령이 민주화 기반을 훼손하려는 상징적 투쟁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며 "지금은 다소 소란스럽지만 굳건히 깃발을 움켜쥐고 재단과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친명계 '문·조·털·래·유' 구주류 친문세력 견제 ...김민석 총리 "6말7초 사퇴, 완벽한 당정일체 돼야"
정치권에서는 유 전 이사장의 상임고문 사퇴로 민주당 당권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당내 주도권 싸움은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 간의 양자 대결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비당권파와 친명계는 이번 전대 구도를 '친명 대 친청' 프레임으로 전환하며 정 대표 고립 작전에 돌입했다. 정권 초기 대통령의 높은 영향력을 지렛대 삼아, 차기 당권을 친명 후보로 조기 안착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로 대변되는 '구주류 친문세력'을 이번 기회에 밀어내겠다는 기류가 강하다.
친명계의 선봉에 서 있는 김 총리는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 사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총리는 이날부터 18일까지 민주당의 심장부이자 권리당원 비중이 높은 광주·전남 지역을 방문해 본격적인 출마 동력 확보에 나섰다.
김 총리는 지난 15일 오후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당 복귀' 입장을 밝히며 "지금 생각하기엔 한 6월말 7월초쯤 되면 물러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와 여당은 한 몸"이라며 "완벽한 당정 일체와 민생 실용 확장 노선이 그간의 승리 공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당정갈등을 노정시켰던 '정청래 대표'을 겨냥한 것이다.
이어 김 총리는 "지난 1년은 정부가 큰 틀을 잡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국회에서 입법으로 이를 뒷받침해야 할 시점"이라며 "노선을 한번 되돌아보고 방향을 추스르겠다. 당에 돌아가면 제가 생각하는 방향이 당의 방향이 되도록 의견을 낼 것"이라고 했다.
반면 정 대표는 비당권파와 친명계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 여당의 지지율 하락세와 정 대표의 "정권은 짧다"는 발언이 당내 갈등을 격화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이 대통령이 유럽 순방 중 SNS를 통해 "여당의 열정은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도 치명타다.
즉, 이런 국면에서 유 전 이사장이 정 대표에게 힘을 싣기 위해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준일 "유시민-정청래-김어준 팀으로 세게 움직일 것"
장성철 "유시민 사퇴는 선전포고…정청래 편들려"
손혜원 "뉴이재명 대거 유입…권리당원도 친명계가 유리"
김준일 평론가는 16일 CBS라디오에서 "유시민 전 고문이 그만뒀다는 거는 나는 이번에 스피커로서 본격적으로 참전하고 노무현 재단에 부담 주지 않겠어. 이거 선전포고"라며 "정청래, 김어준 그렇게 팀으로 같이 세게 움직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전쟁이 시작됐다. 이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청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팀 김어준'이 있고 지금 유시민 전 노무현 재단 이사장도 사실상 참전을 하는 거면은 민주당의 적통이 누구냐를 가려보는 싸움으로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역시 16일 CBS라디오에서 "정말 자유롭게 정청래 대표 편들어주고 이재명 대통령 공격하고 김민석 총리 나오기만 하면은 김민새라고 공격을 하면서 열심히 더 정청래 대표를 위해서 하겠다, 자유롭게 하겠다. 그런 선전 포고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도 KBC박영환의 시사1번지' "'비평 활동 때문에'라는 것은 비평 활동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더 강하게 한다는 것이고 이제는 작심하고 작정하고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각을 세울 것"이라면서 "정청래 대표와 관련해서 더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의향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이사장이 정 대표 지원에 나서더라도 의미 있는 결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 지지율이 하락하긴 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4년이나 남아 있는 상황인데다 이번 지방선거로 친문계의 영향력이 더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손혜원 전남 목포시의원 당선인은 16일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서 "지난번에 조국혁신당과 합당이 깨진 후 너무 많은 뉴이재명들이 당원에 가입을 했다"며 "당원으로 해서나 뭘로 해서나 제가 보기에는 친문계가 이기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문들이 많이 떨어져 나오고 있다"며 "합당이 깨진 것이 그 시작이다"고 말했다.
손 당선인은 유시민 작가에 대해 '유 작가가 내가 이제 논평에 더 나서겠다'는 취지의 언급에 대해 "나서면 나설수록 떨어질 것"이라며 "새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친문 구주류'에 대해 "지금 총력전을 하고 있는데, 맨날 자기들 가까운 사람만 불러서 무슨 설득이 있겠느냐"면서 "자기들 편 사람들은 열광할 수 있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열광도 안한다"고 지적했다.
손 당선인은 평택을 선거결과를 언급하며 "조국 전 대표가 그렇게 총력전을 했는데 그 난리를 피웠는데 이런 결과가 나온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점점 갈수록 친문계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친명계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청래 대표의 당대표 출마에 대해 "아무리 난리를 쳐도 정청래는 안된다"며 "저는 지금도 불출마하고 지역구로 가는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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