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이 자사를 대표하는 매운맛 브랜드인 '불닭'의 국내 상표권을 최종적으로 획득했다.
서울 시내의 대형마트에 진열된 불닭볶음면. / 뉴스1
지식재산처는 지난 15일 삼양식품이 출원한 국문 상표 '불닭'과 영문 상표 'Buldak'에 대한 등록결정서를 게재했다. 두 상표권은 지난달 4일 지식재산처 심사관의 심사를 통과해 출원 공고된 이후, 30일 동안 진행된 이의신청 기간에 별다른 문제 제기가 없어 최종 확정됐다. 이번 상표권 등록에 따라 삼양식품은 영문 명칭인 'Buldak'을 라면과 소스류 제품 전반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국문 명칭인 '불닭'은 소스류를 제외한 라면 제품에 한정해 독점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양식품은 올해 2월 27일 지식재산처에 상표권 출원을 신청한 이후, 지난 5월 우선심사 대상에 지정되면서 본격적인 심사를 받아왔다. 통상적인 상표권 등록 절차는 심사 신청부터 출원 공고 등의 1차 결과가 나오기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우선심사 대상으로 분류되면 2~3개월 이내에 심사관의 1차 심사 결과가 도출된다. 이번 '불닭' 및 'Buldak' 상표권은 우선심사 결정서가 발송된 지 불과 35일 만에 출원 공고를 마쳤고, 이후 이의신청 기간을 거쳐 권리가 확정됐다. 최초 출원 신청 이후 모든 등록 절차가 마무리되기까지 4개월이 채 걸리지 않은 셈이다. 이는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한국 라면의 해외 수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상황을 반영해 상표권 등록 절차가 신속하게 처리된 결과로 풀이된다.
삼양식품이 등록한 '불닭' 상표권 / 삼양식품
삼양식품이 올해 들어 국내에서 국문과 영문으로 된 '불닭' 상표권 확보에 집중해 온 데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지난 2012년 시장에 선보인 불닭볶음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전 세계적인 매운맛 열풍을 일으키면서, 해외 시장에서 다양한 모방 제품과 위조 상품이 무분별하게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은 국내 상표권이 명확히 확보되어 있지 않으면 향후 해외에서 상표권 분쟁이 발생했을 때 자사의 권리를 온전히 주장하는 데 한계가 따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상표권 출원을 전방위로 추진했다.
실제로 불닭 브랜드가 전 세계에서 구가하는 인기는 독보적인 수치와 현상으로 증명된다. 삼양식품은 불닭 제품군의 폭발적인 흥행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초로 연간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회사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0%를 상회한다. 특히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시장에서 현지 메이저 유통 채널인 월마트와 코스트코 전 점포에 성공적으로 입점하며 에스닉 푸드를 넘어 주류 식품으로 완벽히 안착했다. 글로벌 숏폼 플랫폼 틱톡에서는 전 세계인들이 매운맛에 도전하는 '불닭 챌린지' 콘텐츠가 수십억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하나의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또한 지난 2024년에는 덴마크 수의식품청이 캡사이신 함량이 너무 높다는 이유로 불닭볶음면 일부 제품에 리콜 조치를 내렸다가, 현지인들의 거센 반발과 과학적 검증 끝에 리콜을 전격 철회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사건은 오히려 유럽 전역에 불닭의 인기를 전방위로 전파하는 기폭제가 되며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했다.
과거에는 국문 명칭인 '불닭'이 국내에서 상표권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지난 2008년 특허법원은 '불닭'이라는 단어가 이미 시장에서 보통명사처럼 널리 쓰이고 있어 상표가 지녀야 할 식별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하며,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삼양식품이 영문 상표권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국문 상표권 절차도 함께 밟았고, 당국은 라면 제품에 한해서만 '불닭' 상표권을 고유 권리로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소스류 등의 품목에 대해서는 기존의 판결대로 보통명사 지위를 유지하도록 하여 삼양식품의 독점적 상표권 범위에서 제외했다.
이번 상표권 최종 획득을 계기로 삼양식품은 온·오프라인 마케팅 활동 전반에서 '불닭·Buldak 지식재산권(IP)'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브랜드 정체성을 한층 더 공고히 다질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 상표권을 디딤돌 삼아 해외 시장에서도 지식재산권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넓혀나갈 방침이다. 이를 활용해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의 위조 상품 단속은 물론이고,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내 모방 제품 대응력 강화, 수출입 통관 단계에서의 위조 상품 차단, 제3자에 의한 해외 상표 무단 선점 예방 등 단계적이고 전방위적인 지식재산권 보호 체계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이번 상표권 확보 사례는 정부 회의 현장에서도 언급되며 전폭적인 지원 요청이 이루어졌던 사안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1월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 참석해 삼양식품이 세계 88개국에 상표권을 등록해 두었으나 현재 27개국에서 상표 분쟁을 겪고 있다고 밝히며, 해외 시장에서 대한민국 브랜드를 보호하는 것이 중대한 과제인 만큼 국내외 상표권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건의한 바 있다.
이후 삼양식품은 신문 광고 등을 통해 불닭의 상표권 확보가 한국 식품의 수출길을 넓히고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세계에 각인시키는 일이라며, 'Buldak'은 자사가 오랜 시간 공들여 쌓아온 고유한 브랜드 자산임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이번 상표권 확보의 궁극적인 목적은 브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있다며, 앞으로도 '불닭'과 'Buldak'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기업을 대표하는 독보적인 글로벌 자산으로 각인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마케팅과 브랜드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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