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2026] 넥슨게임즈 박용현 대표 "게임시장, K자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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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2026] 넥슨게임즈 박용현 대표 "게임시장, K자로 갈린다"

게임와이 2026-06-16 17:46: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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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게임 개발 지식공유 행사 'NDC 26'이 16일 판교 넥슨 사옥 일대에서 막을 올렸다. 첫날 오후,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가 '서로 다른 게임을 동시에 개발한다는 것'을 주제로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과 대담을 진행했다. 청바지에 청색 셔츠 차림으로 시종 웃으며 답한 박 대표가 대담 내내 가장 많이 입에 올린 단어는 '스트레스'와 '힘들다'였다. 어떤 부담감이 그를 그렇게 짓누르고 있을까?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가 '서로 다른 게임을 동시에 개발한다는 것'을 주제로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가 '서로 다른 게임을 동시에 개발한다는 것'을 주제로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과 대담을 진행했다.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과 대담을 진행했다.
청바지에 청색 셔츠 차림으로 시종 웃으며 답한 박 대표가
청바지에 청색 셔츠 차림으로 시종 웃으며 답한 박 대표가

 

그의 운영 철학은 대담 말미 청중 질문에서 드러났다. 기획안을 볼 때 무엇을 집중적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박 대표는 "저는 그걸 안 한다"고 답했다. 어느 시장에 어느 규모로 들어갈지만 자신이 정하고, 게임의 콘셉트와 스토리 같은 알맹이는 PD와 디렉터에게 맡긴다는 것이다. 그는 "기획안을 들고 와도 저한테 보여줘선 소용이 없고 PD에게 보여줘야 한다"며 웃었다.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서브컬처 시장 전망에는 'K자' 진단을 내놨다. 중국이 대자본으로 고품질 작품을 쏟아내면서 일본·한국의 중간 규모 서브컬처 게임이 허들을 넘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만큼 퀄리티를 내서 뚫거나, 좁은 유저층을 확실히 잡거나, 양쪽 끝만 기회가 남았다"고 말했다. 시장 자체가 줄어든 건 아니지만 가운데가 비어간다는 설명이다.

서브컬처 시장 전망에는 'K자' 진단을 내놨다. 중국이 대자본으로 고품질 작품을 쏟아내면서 일본·한국의 중간 규모 서브컬처 게임이 허들을 넘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AI 생성
서브컬처 시장 전망에는 'K자' 진단을 내놨다. 중국이 대자본으로 고품질 작품을 쏟아내면서 일본·한국의 중간 규모 서브컬처 게임이 허들을 넘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AI 생성

 

한국 빅 게임이 어디까지 왔느냐는 질문에는 붉은사막 등 타사의 성과를 거론하며 "우리 회사가 아닌 게 슬프지만 결과를 내는 회사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런 회사가 일정 수를 넘어서야 노하우가 시장에 퍼지고 상황이 나아진다며, 향후 2~3년을 분기점으로 꼽았다.

카트라이더와 크레이지 아케이드 종료를 아쉬워하는 목소리에는, 온라인 게임 특성상 세이브 형태로 보존하는 일이 기술적으로 단순치 않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대표가 키노트에서 크레이지파크 IP를 메이플스토리 월드 같은 UGC(이용자 생성 콘텐츠) 플랫폼으로 되살리겠다고 밝힌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사업성이 떨어지면 냉정하게 유지가 안 되는 것도 글로벌 흐름의 한 부분"이라며 한계를 솔직히 인정했다.

2009년 메이플스토리 커닝시티에서 이벤트 보따리를 열자 초고레벨 보스가 튀어나와 마을이 아수라장이 된 사건은, 회사가 기획한 콘텐츠가 아니었는데도 유저들이 '커닝시티 대참사'라 이름 붙이며 15년 넘게 회자되는 문화로 남았고, 2023년 말에는 유저 창작팀이 그 장면을 직접 재현해 올리기까지 했다. /게임와이 촬영
2009년 메이플스토리 커닝시티에서 이벤트 보따리를 열자 초고레벨 보스가 튀어나와 마을이 아수라장이 된 사건은, 회사가 기획한 콘텐츠가 아니었는데도 유저들이 '커닝시티 대참사'라 이름 붙이며 15년 넘게 회자되는 문화로 남았고, 2023년 말에는 유저 창작팀이 그 장면을 직접 재현해 올리기까지 했다. /게임와이 촬영

 

현재 박 대표가 총괄하는 타이틀은 라이브 게임 4종, 신규 프로젝트 5종으로 약 9개에 이른다. 그는 여러 게임을 동시에 굴리는 일이 치밀하게 의도된 전략이라기보다 회사가 10년 넘게 살아남기 위해 버둥거린 결과에 가깝다고 했다. 핵심은 경험의 이전이다. 한 팀이 부딪힌 문제와 해결 과정을 다른 프로젝트로 그대로 옮겨 나른다는 것. 시차가 있을 뿐 비슷한 문제가 다른 팀에서도 반복되기 때문에, 앞선 팀의 시행착오가 뒤따르는 팀에는 사전 경고이자 해법이 된다. 실제로 뒤에 시작한 프로젝트일수록 앞선 프로젝트보다 수월하게 헤쳐 나가는 흐름이 보인다고 했다.

이 라인업을 만드는 인력은 사업보고서 219페이지 기준 1,714명이다.
이 라인업을 만드는 인력은 사업보고서 219페이지 기준 1,714명이다.

 

이 과정을 그는 주사위에 빗댔다. "주사위를 굴리면 평균은 3.5지만 정작 3.5라는 눈은 없다"는 것. 디테일을 1대1로 복제하는 게 아니라 방향이라는 큰 그림을 옮긴다는 의미다.

다양해 보이는 장르도 뿌리는 하나라고 했다. 그의 커리어는 RPG에서 출발했다. 1990년대 말 에버퀘스트에서 성직자(클레릭) 캐릭터로 40시간 가까이 매달려 에픽 아이템을 얻은 경험은, 당시 리니지2 프로그램 팀장이던 그가 "우리도 이런 걸 넣자"고 제안한 계기가 됐다. 지금 만드는 게임도 마찬가지다. 총을 쏘는 퍼스트 디센던트도 베이스는 RPG이고, 서브컬처로 분류되는 블루 아카이브도 코어는 RPG라는 것. 한 발은 RPG에 걸쳐두고 다른 한 발로 인접 장르를 조금씩 탐색해 온 결과가 지금의 라인업이라는 설명이다.

1990년대 말 에버퀘스트에서 성직자(클레릭) 캐릭터로 40시간 가까이 매달려 에픽 아이템을 얻은 경험
1990년대 말 에버퀘스트에서 성직자(클레릭) 캐릭터로 40시간 가까이 매달려 에픽 아이템을 얻은 경험
당시 리니지2 프로그램 팀장이던 그가
당시 리니지2 프로그램 팀장이던 그가 "우리도 이런 걸 넣자"고 제안한 계기가 됐다.

 

운영 방식도 분명했다. 게임을 만드는 주체는 PD와 디렉터이고, 자신은 시장·규모·퀄리티라는 틀만 잡은 뒤 문제가 생긴 지점에만 들어간다. 권한을 위임할수록 대표가 직접 손댈 일은 줄지만 책임은 그대로 남는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했다. 관리법을 묻자 돌아온 답은 "그냥 자거나, 남이 게임하는 걸 구경한다"였다.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경험이 회사에 축적된 사례로는 블루 아카이브를 들었다. 과거 턴제 게임 오버히트를 일본에 내놓을 때 현지화에 통상의 열 배가량을 들였고, 상업적으로는 아쉬웠지만 그때 쌓인 감각이 훗날 블루 아카이브에서 김용하 PD의 까다로운 요구를 알아듣고 받아들이는 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으로 한 작품에 모든 걸 거는 길에는 거리를 뒀다. 발더스 게이트3를 만든 스튜디오를 예로 들며, 그런 길은 강력한 오너 드리븐 회사라야 버틸 수 있고 그 과정도 결코 쉽지 않았다고 평했다.

2017년 신작 모바일 RPG '오버히트'의 미디어쇼케이스. 오버히트가 블루 아카이브의 일본 진출에 도움이 됐다.
2017년 신작 모바일 RPG '오버히트'의 미디어쇼케이스. 오버히트가 블루 아카이브의 일본 진출에 도움이 됐다.

 

넥슨게임즈는 올해 말부터 신작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 회사가 "시장을 뚫어 유저에게 받아들여지는 자리까지는 꽤 잘해왔다"고 자평하면서도, 그다음이 약점이라고 했다. 초기 흥행작들이 1~1.5년 만에 꺾여 내려온 반면, 블루 아카이브는 5년차를 넘겼지만 장기 온라인 서비스 노하우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신작이 시장을 잘 뚫어준다면, 단기 성적에 그치지 않고 오래 함께 가는 서비스를 만드는 일이 다음 목표라고 밝혔다.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이번 대담은 지난해 그의 NDC 기조강연과 맞닿아 있다. 박 대표는 2025년 '우리가 빅 게임을 만드는 이유'를 주제로, 정체된 시장에서 글로벌 눈높이의 빅 게임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바다로 나가야 한다'던 메시지가, 1년 뒤 '여러 척의 배를 어떻게 동시에 띄우느냐'는 질문으로 옮겨왔다.

빅게임 개발의 중요성과 핵심 전략을 이야기하는 2025년 NDC 당시 넥슨게임즈 박용현 대표 /게임와이 촬영
빅게임 개발의 중요성과 핵심 전략을 이야기하는 2025년 NDC 당시 넥슨게임즈 박용현 대표 /게임와이 촬영

 

후배 개발자들에게 건넬 조언을 묻자 그는 위로 대신 현실을 택했다. "지금의 어려움은 상당 부분 구조적인 문제라 쉽게 풀 방법이 없다"며 "다들 열심히 해서 이 국면을 뚫어내는 게 중요하다고밖에 말할 게 없다. 저희도 힘들다"고 했다. 이 페이즈를 넘는 회사가 늘고 그 노하우가 시장에 퍼지느냐가 한국 게임의 다음 10년을 가른다는 것. 그 분수령이 앞으로 2~3년이라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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