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9일 호르무즈 개방" 자신만만…동맹국들 "휴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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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9일 호르무즈 개방" 자신만만…동맹국들 "휴전부터"

이데일리 2026-06-16 17:19: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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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린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주요 7개국(G7) 동맹국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전쟁의 불씨가 살아 있는 만큼, 안전이 확보되기 전엔 기뢰부터 제거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정작 미국 행정부 안에서도 “그렇게 빨리 정상화되긴 어렵다”는 신중론이 흘러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분위기를 전하며, 유럽 동맹국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처럼 이번 주 안에 교역이 재개될 수 있다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기뢰 제거와 순찰 임무에 발을 담그기 전에 “정확히 무엇이 합의됐는지” 실무적인 의문부터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프랑스 동부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식 환영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FP)


◇트럼프 “금요일 완전 개방”…미 행정부 안에서도 엇박자

세계 원유·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의 5분의 1가량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비앙에서 “지금 선박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금요일이면 완전히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발견한 기뢰 한두 개를 수색하는 작업을 조금 하고 있지만, 사실상 선박들이 이미 나가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만큼 해협 재개방을 자신하지 못했다. 한 고위 당국자는 통항이 시차를 두고 점차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운항이 의미 있게 증가하기까지 최대 2주,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이란을 공습하기 전 수준으로 돌아오기까진 그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직 제거해야 할 기뢰가 남아 있는 데다, 선사들마다 호르무즈 항행을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의 정도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란 양해각서(MOU)에 ‘해협을 60일간 무료로 개방한다’는 내용이 명시되며, 미국은 이 조항이 최종 합의에도 담기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때 당연하게 여겨졌던 ‘자유로운 항행’이 이제는 시작조차 되지 않은 협상의 대상이 된 셈이다. 석유업계 지도자들은 몇 달 전부터 백악관에 “안전한 통항에 통행료를 물리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한다.

미국과 이란 모두 해협 재개방에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공식 문서가 공개되지 않은 탓에 양측의 설명은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이란이 설명하는 방식은 끔찍하지만, 우리가 설명하는 방식은 내게 타당하게 들린다”며 “실제 내용이 무엇인지 들여다보자”고 촉구했다. 합의문은 19일 스위스에서 서명될 예정으로, JD 밴스 부통령이 미국 측 대표로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동맹국은 신중…이탈리아·캐나다·독일 “휴전이 먼저”

동맹국들의 셈법은 복잡하다. 한 G7 당국자는 이란 사태 대응을 놓고 공동의 입장을 찾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기 내내 그래왔듯, 이번에도 공동성명이 나오리라 기대하는 이는 거의 없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으려 애써온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마저 “자국의 기여는 레바논에서의 적대 행위 중단을 전제로 한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공습을 이어가고 있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아니타 아난드 캐나다 외무장관도 “캐나다가 협상 테이블에 앉으려면 영구적인 휴전이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독일 당국자들은 직접 개입에 국제적 위임이 필요한 만큼 준비에 “며칠이 아니라 몇 주”가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의 역할과 그들이 마주할 어려움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게 블룸버그의 지적이다.

◇기뢰 몇 개인지도 불명…“안전한 환경에서만 제거 가능”

기뢰 제거 작업 자체도 만만치 않다. 해협에 기뢰가 몇 개나 깔렸는지, 애초에 부설되긴 했는지조차 분명치 않다. 이란은 그간 여러 차례 해협에 기뢰를 설치했다고 밝혀왔는데, 3월 중순 영국은 이란이 실제로 그렇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 반면 미국은 그렇지 않다고 맞섰다.

케이틀린 탈매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는 “해협을 깨끗이 비우는 일은 지난한 작업이 될 것”이라며 이란이 기뢰 위치 정보를 내놓을수록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짚었다.

유럽은 상당한 기뢰 제거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전투가 재개되면 이 함정들이 위태로워진다. 탈매지 교수는 “기뢰 제거 작전은 안전이 보장된 환경에서 이뤄지도록 설계돼 있다”며 “이란이 다시 공격에 나서면 관련 함정과 인력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특히 스스로를 방어할 수단이 거의 없는 기뢰 대항함이 그렇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 속에서도 유럽은 계획을 진척시키고 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최종 평화협정이 성사될 경우에 대비해 해협 재개방을 돕는 방안을 주도해왔고, 15개국 넘는 나라가 장비와 인력을 약속했다.

이번이 마지막 G7 의장국 무대인 마크롱 대통령은 “이는 평화를 위한, 전 세계를 위한 매우 중요한 사안이며 호르무즈를 다시 열 것”이라며 “레바논에 평화를 가져다줄 것이다. 우리는 정당한 몫의 부담을 질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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