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보 스페인을 멈춘 월드컵 영웅? 40세 골키퍼 보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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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후보 스페인을 멈춘 월드컵 영웅? 40세 골키퍼 보지냐

마리끌레르 2026-06-16 17:12: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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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FIFA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스페인과 0-0 무승부를 기록한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 골문 앞을 지킨 40세 수문장 보지냐가 이번 대회 초반 가장 극적인 이변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 AP Photo

작은 섬나라가 만든 대이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초반, 축구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인물은 스페인의 스타 플레이어도, 화려한 골 세리머니도 아니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카보베르데의 골키퍼 보지냐(Vozinha)였죠. 카보베르데는 16일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승 후보 스페인과 0-0으로 비겼습니다. FIFA 랭킹 2위 스페인을 상대로 월드컵 본선에 처음 오른 카보베르데가 승점 1점을 따내며 대이변을 일으킨 셈이죠. 경기 전 분위기는 꽤 명확했습니다. 스페인은 강력한 우승 후보였고, 카보베르데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은 팀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늘 그렇듯, 축구는 예상할 수 없는 이변의 연속이죠. 이날 애틀랜타의 골문 앞에서는 그 일이 아주 선명하게 벌어졌습니다. 스페인은 90분 동안 27개의 슈팅을 시도했고, 그중 7개가 유효슈팅으로 이어졌습니다. 패스 역시 800회가 넘을 정도로 경기를 주도했지만, 골문을 지키는 보지냐의 맹활약으로 끝내 카보베르데의 골라인을 넘지 못했죠.

© IMAGN IMAGES
© FIFA World Cup

40세 골키퍼의 월드컵 데뷔전

보지냐는 1986년생, 올해 마흔 살입니다. 축구선수로서 마흔이라는 나이는 결코 적지 않은 숫자인데요. 축구는 스피드와 순발력이 승부를 가르는 스포츠인 만큼 많은 선수들이 20대 중후반에 전성기를 맞이하곤 하죠. 하지만 보지냐의 시간표는 조금 달랐습니다. 마흔 살에 처음 밟은 월드컵 무대에서 그는 누구보다 뜨겁고 단단한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했습니다. 전반 39분 미켈 오야르사발의 헤더를 몸을 날려 막아냈고, 전반 막판에는 페란 토레스와 아이메릭 라포르트의 결정적인 슈팅까지 연이어 걷어냈죠. 후반전에 들어 스페인은 라민 야말, 니코 윌리엄스, 다니 올모까지 투입하며 공격의 온도를 더 끌어올렸지만 카보베르데의 골문은 끝까지 열리지 않았습니다. 보지냐는 스페인의 유효슈팅 7개를 모두 막아내며 무실점 경기를 완성했고, FIFA는 경기 후 그를 공식 최우수 선수로 선정했죠. 골키퍼의 선방은 때로 골보다 오래 기억됩니다. 이날 골키퍼 보지냐는 그 자체로 카보베르데의 수비 전술이자, 팀의 심장이자, 한 나라의 역사적인 첫 승점이었습니다.

© EPA 연합뉴스

눈물이 담긴 사연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보지냐는 골문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월드컵 데뷔전에서 우승 후보를 막아낸 골키퍼의 감정은 승리의 환호보다 더 깊어 보였죠.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자신을 키워준 조부모를 떠올렸다고 말했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그의 어머니 역시 비자 문제로 현장에 오지 못했죠. 비록 어려운 역경들이 많았지만 보지냐는 자신이 이 순간을 위해 평생 노력해왔다고 털어놓았습니다. 25세가 되어서야 프로 무대를 밟았고, 이후 몰도바, 키프로스, 슬로바키아, 포르투갈 등을 거치며 긴 무명 시간을 버텨왔죠. 현재는 포르투갈 2부 리그 GD 샤베스에서 뛰고 있는 그는 화려한 빅클럽의 조명을 받는 스타는 아니었지만, 월드컵이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그 꿈의 한가운데에 섰습니다. 무적함대 스페인을 상대로 승점 1점, 무실점, 경기 최우수 선수. 그 기록 안에는 40년의 시간과 한 가족의 기억, 그리고 작은 섬나라가 세계 축구 무대에서 자신을 증명한 순간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 FIFA World Cup
© FIFA World Cup

카보베르데의 다음 페이지

물론 2026 FIFA 월드컵은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스페인전 무승부는 엄청난 출발이지만, 조별리그는 한 경기로 끝나지 않죠. 카보베르데는 앞으로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월드컵 첫 승에 도전합니다. 보지냐는 경기 후 “우리는 즐기러 온 것이 아니라 경쟁하고 싸우기 위해 왔다”라는 말을 남겼는데요. 첫 출전국의 설렘에만 머물지 않고 더 큰 목표를 위해 경쟁하고 싸우겠다는 선언처럼 들리죠. 이제 세계 축구 팬들은 카보베르데를 다른 눈으로 보게 됐습니다. 그리고 보지냐의 골문 앞에는 더 많은 시선이 집중될 예정이죠. 스페인을 멈춘 한 명의 골키퍼는 다음 경기에서도 다시 한번 기적을 꺼내 들 수 있을까요?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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