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美, 핵 합의 대가로 3천억달러 투자기금 추진…韓기업도 관심"
韓기업 이란 재건 참여 주목…정부, 여건 조성되면 참여 적극 지원할듯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민선희 기자 = 미국이 이란에 핵 합의 대가로 3천억달러(약 454조원) 규모의 재건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향후 한국 기업들이 이란 재건에 어떤 형태로 참여할지 주목된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이란 재건기금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해 "재건기금과 관련해서는 미-이란 간의 전체적인 협상의 틀 속에서 제기되는 사안으로 생각하고 있고 구체적인 것은 미-이란 간의 협상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미-이란 간의 이란 핵 문제를 포함한 최종적인 합의가 이루어져서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 조속하게 회복되기를 바라고, 우리나라는 중동 지역의 재건 과정에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이 핵 협상을 포함한 최종적인 종전 합의에 동의할 경우 3천억달러 규모의 투자기금 조성을 허용할 준비가 됐다고 한 미국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논의 내용을 브리핑받은 한 관계자는 FT에 이 기금은 정부가 자금을 대는 게 아니라 이란에 투자하는 데 관심이 있는 기업들을 위해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하고서는 "유럽의 많은 기업,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의 많은 기업은 물론이며 미국 기업들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기금 구조와 관리 방식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 보도를 고려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기업의 참여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란 재건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정부에 제안한 내용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중동 지역 재건을 위한 기금이 조성될 경우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는 걸프국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미국과 이란의 합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기금 조성 주체를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로 확대하려고 할지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15일(현지시간) CBS 인터뷰에서 걸프국들이 자금을 댄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정부는 향후 재건 사업을 추진할 여건이 조성되면 한국 기업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기류다.
이란 정부도 이란과 오랜 경제협력 경험이 있는 한국의 재건 사업 참여를 원한다는 입장을 표명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런 부분은 정부가 나무호 피격 사건에 대응하면서도 이란과의 관계를 최대한 관리하려고 한 배경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란 재건 사업이 시작되려면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
기업들이 이란에서 사업하려면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對)이란 제재 해제가 우선돼야 하지만, 미국은 이란의 합의 이행 진도에 따라 제재 완화 등의 반대급부를 단계적으로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같은 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3천억달러 기금에 대해 질문받고서는 "이란이 처신을 잘하고, 제재 완화가 이뤄지고, 이란이 세계 경제로 통합된다면 우리는 우리가 아닌 다른 나라들에 이란에 투자하라고 초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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