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 장휘국 대표의 전면 재선거 추진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당내 충분한 논의 없이 밀어붙이는 방식이 자신의 사퇴 압박을 피하려는 수단 아니냐는 비판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과 친한동훈계, 소장파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으며 원내지도부마저 장 대표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 시장은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강하게 비판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본질은 참정권 침해이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선거제도 개혁이 당의 과제라고 그는 지적했다. 소모적인 재선거 주장으로만 당 전체를 몰아가는 장 대표의 행보를 문제 삼은 것이다.
개혁 성향 초·재선 모임 '대안과미래' 소속 14명은 추가 의총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고, 17일 오후 의총 개최가 예고됐다. 간사 이성권 의원은 정점식 원내대표와 면담 후 "소청의 목적은 재선거가 아니라 참정권 침해 지역에 대해 선관위 판단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조은희 의원은 "대표와 원내대표의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며 긴급최고위에서 중대 결정을 내린 것은 지나친 독단이라고 꼬집었다. 친한계 진종오 의원 역시 "민주적 정당성 없이 전국 재선거와 소청을 독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페이스북에서 직격탄을 날렸다.
수도권 초선 김용태 의원의 비판은 더욱 날카로웠다. 전국 재선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장 대표 본인이 가장 잘 알면서도 과장된 목표를 내세워 국민을 선동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보수정치가 그토록 경계해온 민주당식 선동정치와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었다.
소청 대상인 서울·경기·인천·울산·부산·전남광주 6개 지역의 목표를 놓고도 입장차가 뚜렷하다. 장 대표와 당권파는 "소청은 전면 재선거를 향한 첫 단계"라며 목표가 분명하다고 강조한다. 반면 당 전체적으로는 전면 재선거의 현실성에 의문을 품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5선 나경원 의원은 매일신문 유튜브에서 "선관위의 추가적 잘못이 드러나면 논의할 수 있겠지만 부분 재선거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한 중진 의원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재선거 찬반이 갈리는 상황에서 불씨를 살리기 위해 소청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원내지도부 내에서는 최고위 결정을 현행법상 절차를 밟은 정도로만 바라보고 있다. 당권파의 전면 재선거 주장과 상당한 괴리가 있으며, 장 대표의 독주에 난색을 표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지금 전국 재선거를 주장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 공개 반발은 않지만 많은 의원이 문제의식을 공유한다"고 우려를 전했다.
오 시장은 이날 언론사 행사 후 "정 원내대표가 전면 재선거가 아니라 문제 투표소별로 짚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정 원내대표 역시 전날 오 시장과 이 문제로 통화했다고 확인했다.
거듭되는 갈등에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4선 김태호 의원은 "계파 대결이 아닌 책임 정치가 필요하다"며 "사퇴든 재신임이든 민주적 절차로 결론을 내리고 승복해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인물 교체에서 시작될 수 있지만 제도와 가치 혁신으로 완성되어야 보수 재건이 이뤄진다고 그는 덧붙였다.
초선 김대식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지지율 상승이 우리 잘함을 뜻하지 않는다"며 겸손·단합·혁신을 주문했다. 내부 싸움으로 국민을 지치게 해서는 안 되며 책임론만 되풀이하다 당 전체가 무너지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서로를 향한 말보다 국민을 향한 답이 먼저"라는 당부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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