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제시카 SNS, 샤넬
[스포츠동아 장은지 기자] 스타를 띄우던 날개가 스타를 겨누는 날카로운 화살로 돌변했다.
케이(K)팝 팬덤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은 일명 ‘공항 직캠’이 팬덤 확장의 일등 공신을 넘어,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심판하는 사법 카메라로 기능하는 인상이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숏폼(짧은 영상) 플랫폼 확산이 가져온 미디어 생태계의 명암이란 분석도 잇따른다.
최근 전 소녀시대 멤버 제시카가 겪은 해프닝은 공항 직캠의 파급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중국 상하이 공항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수많은 팬에 둘러싸인 제시카가 순간적으로 ‘헛구역질을 하는 듯한’ 찰나의 장면이 담겨 논란을 샀다. 팬들의 체취를 맡고 불쾌해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성 비난이 일자, 제시카는 즉각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제시카는 그를 둘러싸고 있던 팬덤과 대화하던 중 너무 어린 나이를 듣고 놀라 자신도 모르게 나온 반응이었다고 해명했다.
사진 | SNS 영상 캡처
이들 사례의 공통점은 팬덤 유입의 통로였던 공항 카메라가 이제는 스타를 상시 모니터링하는 일종의 ‘공적 감시망’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무대 위 퍼포먼스나 미디어를 통해서만 평가받던 스타들이, 대표적으로는 공항 그 밖의 공공장소에서까지 수십 대의 카메라 렌즈 앞에서 도덕성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전후 맥락이 배제된 단 몇 초짜리 숏폼만으로 스타의 행태를 검열하는 ‘인스턴트 식’ 소비 행태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십수 시간에 달하는 비행과 긴 이동 과정 중 스쳐 지나간 찰나의 표정이나 어색한 제스처 하나가 박제될 때, 대중의 도덕적 엄숙주의와 맞물려 걷잡을 수 없는 마녀사냥으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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