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박정현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 자회사 편입 이후 처음 공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핵심지표 준수율 53.3%를 기록했다.
이사회 운영과 내부통제 체계에서는 일정 수준의 개선 성과를 보였지만 주주환원 정책과 최고경영자(CEO) 승계체계 구축에서는 여전히 미흡한 평가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15일 아시아나항공은 자회사 에어부산에 1000억원을 투입하며 에어부산의 가치 보존을 우선하는 결정을 내렸다.
대한항공과의 통합 작업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기업가치 제고보다는 기업결합 성공 및 그 이후의 시너지에 초점을 맞춘 행보로 보인다.
▲ 아시아나항공 "현금배당 어려워"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한국거래소가 제시한 15개 핵심지표 가운데 8개를 충족해 준수율 53.3%를 기록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 항목이 새롭게 충족됐지만 전체 수준은 여전히 절반을 조금 넘는 데 그쳤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 전자투표제 운영, 집중투표제 채택,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구성, 내부감사기구 지원조직 설치, 내부통제 정책 마련 및 운영 등은 기준을 충족했다.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고 내부통제 체계를 제도화한 점은 지배구조 개선 성과로 평가된다.
반면 투자자들이 중요하게 보는 주주환원 분야에서는 개선이 더딘 모습이다. 현금배당 관련 예측 가능성 제공, 배당정책 공시, 주주환원 정책 마련 등 주요 항목이 미준수로 분류됐다. CEO 승계정책 마련 역시 충족하지 못한 항목에 포함됐다.
아시아나항공은 누적 결손금이 존재하고 배당가능이익이 부족해 현재 현금배당을 실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향후 재무상태 개선과 경영환경 변화를 고려해 중장기 배당정책 수립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기간 내 주주환원 정책이 본격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대한항공과의 통합을 앞두고 재무건전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 "대한항공 통합 전 재무건전성 확보 최우선"
실제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자금 운용 행보는 주주환원보다 유동성 확보와 계열사 지원에 집중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단기 차입 한도를 1500억원 증액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 차입 규모는 기존 1조500억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확대된다. 농협은행과 하나은행, 신한은행으로부터 각각 500억원씩 총 1500억원의 차입 한도를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계열사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자회사 에어부산의 제6회 전환사채 전액에 대한 전환권을 행사해 1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취득했다. 취득 이후 에어부산 지분율은 58.4%로 상승했다. 회사는 공시를 통해 취득 목적을 '계열회사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를 대한항공과의 통합을 앞두고 계열사의 재무건전성과 기업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통합 과정에서 에어부산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향후 통합 시너지 확보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의 합병 및 통합 과정에 있는 만큼 기업 전체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의사결정이 우선될 수밖에 없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주주환원보다 계열사 지원과 재무구조 개선에 무게를 두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지만 통합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높이는 작업은 결국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진에어 등 통합 이후 항공계열사 간 역할을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재무적 조정이 필요한 만큼 현재의 자금 투입은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회사는 오는 19일 주주들을 대상으로 대한항공과의 합병 관련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의 이해를 높이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로, 통합 이후 성장 전략과 시너지 창출 방안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의 통합 작업이 마무리되고 재무구조 안정화가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주주환원 확대보다 유동성 확보와 조직 통합이 경영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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