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정용 기자]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배달 플랫폼 의존을 줄이고 자사앱을 통한 주문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수수료 부담에 소비 위축까지 겹치면서 배달앱에 몰렸던 주문을 자사앱으로 되돌리려는 움직임이 주요 브랜드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치킨·버거·커피 등 주요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자사앱 전용 할인과 멤버십, 픽업 혜택을 잇달아 강화하고 나섰다.
자사앱 이용객 증가세는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교촌치킨앱 가입 회원 수는 지난 2023년 말 531만명에서 올해 2월 기준 713만명으로 늘었고, 지난해 앱 주문 매출도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BBQ앱 역시 지난 1월 누적 회원 수 500만명을 돌파하며 이용 기반을 넓혔다. bhc앱도 지난해 2월 리뉴얼 이후 누적 가입자 수가 225만명을 넘어섰고, 올해 5월 평균 신규회원 수는 전월보다 6.8% 증가하는 등 주요 브랜드 전반에서 자사앱 성장세가 확인됐다.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자사앱 강화 기조는 수년간 지속돼 온 배달 플랫폼 의존에 따른 역풍으로 풀이된다. 과도한 수수료 부담이 가맹점 피해로 확산된데 따른 공격적 조치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배달 플랫폼 시장의 확대 과정에서 중개수수료와 배달 관련 비용 부담이 소비자와 가맹점으로 쏠리는 구조가 고착화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지속된 내수 감소 추세로 가맹점의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어 사안 해결을 위한 자구안이 시급해졌다는 입장이다.
배달 플랫폼 측은 가맹점주들과 상생 방안을 놓고 논의는 지속해왔지만, 중개수수료 인하나 배달비 부담 완화 등 현장에서 체감할 만한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했다. 이에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배달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자사앱을 통한 직접 주문 비중을 확대하며 각자도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앱은 비용 절감 수단을 넘어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채널로 볼 수 있다. 주문이 자사앱으로 유입되면 중개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구매 이력과 선호 메뉴, 재주문 패턴 등 고객 데이터를 본사가 직접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비자 취향에 맞는 메뉴를 개발하거나 맞춤형 마케팅을 펼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기존 배달앱에 의존하던 고객 접점을 브랜드가 직접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자사앱에 힘이 실리는 이유로 꼽힌다.
고물가와 소비 위축 역시 자사앱 유입을 뒷받침한다.
외식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배달 편의성보다 할인 혜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상이다. 이에 쿠폰 제공이나 픽업 할인 혜택을 앞세운 자사앱 주문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픽업 주문은 배달비가 발생하지 않아 소비자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가맹점 입장에서도 수수료 부담을 낮출 수 있어 자사앱 유입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김종백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팀장은 “자사앱은 수수료 측면에서 장점이 있어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힘을 실을 수밖에 없는 채널”이라며 “대형 프랜차이즈는 과거보다 자사앱 인지도가 많이 올라왔고 프로모션이 있을 때 소비자가 자사앱을 이용한다는 인식도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자사앱이 배달앱을 대체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배달앱에 대한 소비자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데다 자사앱 이용 확대를 위해 지속적인 할인 혜택이 필요한 점도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자사앱 이용자는 늘고 있지만 배달앱의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 배달앱은 여러 브랜드를 한곳에서 비교하고 주문·결제·배달 현황까지 통합 관리할 수 있어 소비자 편의성이 높다. 이 때문에 자사앱 회원 수 증가가 곧바로 주문 채널 전환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속적인 프로모션 부담도 과제로 자리 잡았다. 자사앱 이용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할인 쿠폰과 적립 혜택 등을 꾸준히 제공해야 하는데 혜택이 축소될 경우 소비자가 다시 배달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앱 운영과 마케팅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자사앱 전략이 확산하는 배경으로 이를 지목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러 브랜드를 이용하려면 앱을 각각 설치해야 해 불편한 점이 있다”면서도 “가격 혜택이 커지면 편의성보다 가성비를 따져 다소 불편해도 자사앱으로 주문하는 소비가 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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