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마트 수박 코너 앞에서 망설이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한 통에 수만 원을 훌쩍 넘기는 만큼 실패 없이 고르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두드려서 소리를 듣거나, 줄무늬를 세거나, 겉면 하얀 가루를 확인하는 등 각종 방법이 알려져 있지만 실제 당도와는 관계없는 것들이 적지 않다.
수박 배꼽과 바닥색부터 확인해야
수박을 고를 때는 꼭지 반대편의 배꼽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다. 배꼽이 작을수록 당도가 높을 가능성이 크며, 이상적인 크기는 0.5cm 안팎이다. 배꼽이 크고 벌어진 수박은 과숙됐거나 속이 물렁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낫다.
배꼽 주변 바닥색도 함께 봐야 한다. 바닥이 진한 노란색이나 주황색을 띠면 밭에서 충분히 익은 것이고, 연하거나 흰빛이 돌면 조기 수확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크기가 비슷한 수박이라면 들었을 때 더 묵직한 쪽을 고르는 것이 낫다. 과육의 밀도와 수분 함량이 높아 식감과 당도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꼭지 상태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꼭지가 너무 마르지 않고 줄기가 살짝 휘면서 단단한 상태를 유지한 수박이 신선하다. 반면 꼭지가 말라비틀어졌거나 축 늘어진 것은 신선도가 떨어졌을 수 있다.
수박 포장에 적힌 당도 숫자, 무슨 의미일까
수박 포장에 적힌 당도 숫자, 이른바 브릭스(Brix) 표시를 한 번쯤 봤을 것이다. 브릭스는 과즙 100g 안에 당 성분이 얼마나 녹아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9브릭스 안팎이면 단맛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쉽고, 10브릭스 정도면 기본적인 단맛이 나는 수준이다. 11브릭스 이상이면 비교적 달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으며, 12브릭스 이상은 고당도로 분류된다.
다만 같은 11브릭스라도 맛이 다를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과일의 맛이 당도뿐 아니라 산도, 향, 조직감 등 여러 요소가 함께 결정된다고 설명한다.
당도가 높아도 과육이 퍼지거나 수분 균형이 무너지면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마트에서 '비파괴 당도 선별', '고당도 선별' 등의 표시가 붙은 제품이라면 일정 기준 이상의 당도가 검증된 것으로 참고할 만하다.
두드리는 소리·줄무늬·흰 가루는 믿지 마세요
달콤한 수박은 두드렸을 때 통통 소리가 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소리만으로 당도를 판별하기는 어렵다. 감각 편차가 사람마다 크고, 두드리는 세기나 위치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두드리는 방법은 과육의 수분 상태를 대략 가늠하는 참고 수준으로만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겉면의 하얀 가루가 많을수록 달다는 속설도 마찬가지다. 이 가루의 정체는 규소 성분으로, 당도와는 무관하다.
줄무늬가 진하고 많을수록 맛있다는 기준 역시 품종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절대적인 판별 기준이 될 수 없다.
랩 씌워 냉장 보관하면 세균 3000배 증식
맛있는 수박을 골랐다면 보관법도 신경 써야 한다. 남은 수박에 랩을 밀착해 냉장 보관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이 습관이 오히려 식중독 위험을 높인다.
한국소비자원이 2015년 실시한 실험에서, 랩으로 포장한 반쪽 수박을 4℃에 냉장 보관했더니 표면의 세균 수가 초기 대비 3000배 이상 늘어났다. 멸균된 칼과 도마를 쓴 통제된 환경에서도 이 같은 결과가 나온 만큼, 일반 가정에서는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남은 수박은 한 입 크기로 잘라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하고, 가급적 당일 안에 먹는 것이 좋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