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하지현 기자 | 지난 13일 오후 서울 남산 백범광장. 해가 저물기 시작한 광장에는 운동복 차림의 참가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기록 경쟁에 집중하는 러닝 대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참가자들은 사진을 찍으며 여유를 즐겼고, 친구나 연인과 함께 온 이들은 출발 전 마련된 이벤트 부스를 둘러보며 행사 시작을 기다렸다.
◆ 완주 메달부터 나이트 마켓까지
CJ푸드빌이 운영하는 N서울타워가 개최한 '2026 글로벌 나이트 워크' 1회차 행사에는 많은 참가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남산 둘레길 약 6km를 걷는 이번 행사는 단순한 걷기 프로그램을 넘어 공연과 체험, 미식 콘텐츠를 결합한 복합형 축제로 꾸며졌다.
행사장에서는 출발 전부터 흥겨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스폰서 부스에서 다양한 체험 이벤트를 즐겼고, 인디밴드의 라이브 공연이 펼쳐지자 자연스럽게 무대 앞으로 모여들었다. 이후 운동 인플루언서 '흥둥이'와 함께하는 단체 스트레칭이 진행되며 본격적인 워킹 준비에 나섰다.
오후 7시께 참가자들이 일제히 출발하자 남산 숲길에는 웃음소리와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선선한 초여름 날씨 덕분에 걷기에는 부담이 크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속도로 남산 둘레길을 걸으며 서울 도심의 야경과 초여름 남산의 풍경을 함께 감상했다.
코스 곳곳에는 참가자 간 교류를 위한 다양한 미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랜덤으로 팀을 구성해 딱지치기와 단체 제기차기, 포토 미션 등을 수행하는 '워크 앤 미션 메이트(Walk & Mission Mate)' 프로그램에서는 처음 만난 참가자들끼리도 금세 어울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단순히 걷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연스러운 소통과 교류를 유도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현장에서 만난 참가자들은 "러닝이 유행이지만 워킹은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어 좋았다", "친구들과 친목을 다지기에 적합한 행사 같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행사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완주 이후에 펼쳐졌다. 피니시라인이 마련된 N서울타워 광장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완주 메달을 수령한 뒤 전망대 입장권과 쿠폰북을 받아 애프터 파티를 즐겼다.
◆ 남산 숲길 따라 이어진 6km 야간 산책
광장에서는 K-팝 디제잉 공연이 이어졌고, 참가자들은 서울의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잔디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특히 행사장에 마련된 '남산 나이트 마켓'은 늦은 시간까지 사람들로 붐볐다.
치킨과 떡볶이 등 다양한 먹거리가 준비된 가운데 참가자들은 완주 후 허기를 달래며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한 참가자는 "종착지에서 먹은 치킨과 떡볶이가 정말 맛있었다"며 "야경까지 함께 즐길 수 있어 더욱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기록 경쟁보다 경험과 교류에 초점을 맞춘 점이 특징이다. 가족, 친구 모임, 직장 동료 단체까지 다양한 참가자들이 함께했다. 외국인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행사 진행 과정에서는 영어 순차 통역이 제공돼 해외 관광객들도 불편 없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최근 러닝 열풍 속에서 경쟁과 기록 중심의 행사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글로벌 나이트 워크는 '걷기'라는 보다 낮은 진입장벽을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했다. 실제로 이날 현장에서는 속도를 내기보다 풍경을 감상하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여유롭게 남산의 밤을 즐기는 참가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서울의 야경과 남산의 자연, 그리고 먹거리와 교류가 어우러진 여름밤. 이날 글로벌 나이트 워크는 단순한 걷기 행사를 넘어 도심 속 축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걷고, 먹고, 어울리는 밤'이라는 행사 취지가 프로그램 전반에 자연스럽게 반영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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