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사건 CCTV 장면. /연합뉴스
'부산 돌려차기' 가해자가 배상금 압류를 막고자 영치금 보호를 신청해 피해자의 공분을 사고 있다.
1억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냈지만, 가해자의 통장 잔고는 고작 850원이었다.
피해자 김 모씨는 형사소송과 별개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지만, 가해자가 자발적으로 배상하지 않자 교정시설에 있는 가해자의 영치금을 압류했다. 하지만 1년 반 동안 피해자가 회수한 손해배상금은 40만 원 남짓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해자는 법원에 "매달 10만 원에서 15만 원 정도는 내가 쓸 수 있게 해달라"며 영치금 사용 보장을 요청했다.
"나도 매점은 가야 하니 돈 남겨달라"…압류금지채권 범위변경 신청
가해자가 법원에 낸 요청은 '압류금지채권 범위변경 신청'이다. 이는 채무자 재산을 압류하더라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금액은 막지 않도록 법원에 압류금지 범위를 조정해달라고 요구하는 절차다.
가해자는 병원비나 매점 이용 등을 이유로 매달 들어오는 영치금 중 일정 금액을 압류 대상에서 빼달라고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잔액은 850원뿐이지만, 향후 가족이나 지인이 넣어줄 돈이나 교도소 내 작업장려금이 압류되는 것을 미리 막으려는 꼼수다.
로엘 법무법인의 장현승 변호사는 15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 "인용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수용자는 이미 국가 비용으로 밥과 옷, 잠자리 등 기본적인 의식주를 제공받고 있기 때문이다.
장현승 변호사는 영치금에 대해 "생존을 위한 필수 자금이라기보다, 추가적인 편의를 위한 돈에 가깝다"며 피해자 채권 회수 권리에 더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피해자에게 떠넘겨진 '피해 회복' 무게와 2차 가해 위험
이번 사건은 어렵게 승소 판결을 얻어내도 실제 배상금을 받기 힘든 피해자 구제 제도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다.
실제로 형사재판 과정에서 민사소송 없이 배상을 명령하는 배상명령 제도가 존재하지만, 가해자 명의의 재산이 없다면 회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1억이 넘는 추징금이 선고된 '박사방' 조주빈 사건 역시 실제 환수는 거의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피해자가 배상명령이나 영치금 압류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주소 등 개인정보가 가해자에게 노출되어 보복 협박을 받는 2차 피해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장현승 변호사는 배상명령 신청서에 실제 거주지를 적으면 가해자에게 알려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변호사를 통해 진행하면서 법무법인 주소를 송달장소로 쓰거나, 공개되어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주소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조언했다.
국가가 단죄한 범죄자라도 최소한의 인권은 보장받아야 한다. 하지만 가해자의 편의가 범죄 피해자의 정당한 피해 회복 권리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판결문이 현실의 피해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영치금 잔액 조회 시스템 개선과 집행 절차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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