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코리아 강대현 공동대표는 "인공지능(AI)으로 (게임의) 구현이 쉬워지는 시대에 무게중심은 맥락으로 이동한다"며 "구현 수준이 아니라 맥락의 깊이로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16일 개막한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 키노트 발표에서 "게임에서도 맥락자본이 중요해진다"며 "맥락자본은 게임 유저와 주고받아온 살아있는 관계와 신뢰관계에서 쌓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게임을) 만드는 쪽의 맥락은 개발자가 수십년간 한우물을 파며 쌓아온 장르 이해와 미학, 취향 등이라면 즐기는 쪽의 맥락은 유저들끼리 맺은 관계, 커뮤니티가 함께 기억하는 사건 등"이라며 "AI 모델은 누구다 가져다 쓸 수 있어도 시간이 쌓아올린 맥락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이것이 AI 시대의 진짜 자본인 맥락자본"이라고 강조했다.
맥락자본의 대표적인 사례로 로블록스 게임을 꼽았다.
강 대표는 "로블록스는 1억3000만명 이상이 접속하는 세계 최대 게임이지만 그래픽이 뛰어난 건 아니다"라며 "그 안의 유저들 간의 관계와 창작이 풍부하게 쌓아올린 결과가 인기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저는 게임을 소비하지 않고 게임 안에서 살아간다. 길드를 만들고 거래를 하고 처음온 유저에게 길을 알려주고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쌓고 떠난 이를 그리워한다"며 "개발자가 세운 무대 위에서 삶 자체는 유저가 만든다"고 강 대표는 언급했다.
그러면서 "특정한 시간에 특정한 사람들이 특정한 게임 안에서 함께 보낸 삶의 총합은 그 어떤 AI도 복제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넥슨 이정헌 대표는 환영사에서 "AI로 구현이 쉬워지는 시대에 창작콘텐츠를 즐기는 소비자의 취향과 눈높이는 더 높아지고 세분화될 것"이라며 "우리의 창작 콘텐츠는 나날이 보다 깊고 넓은 폭의 재미를 요구받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 대표는 "AI 시대에 우리가 할 일이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답이 정해진 일을 잘하는 AI와 달리, 답이 정해지지 않은 사람 간의 관계, 공감하고 함께 울고 웃는 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게임은 구현을 넘어 이용자가 만들어내는 교감이 있으며 이를 읽어내는 직관은 AI가 아닌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결국 차이를 만드는 건 무엇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안목과 판단"이라며 "NDC는 넥슨이 3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라이브서비스를 고도화하면서 답을 찾아온 과정을 외부에 과감히 공개하는 자리로 라이브서비스 전반을 감싸는 거대한 이용자 커뮤니티 운영 경험과 통찰을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NDC는 국내 최대 게임 개발 지식공유의 장으로 올해에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의 일정으로 열린다.
올해 NDC의 핵심 주제는 'AI'로 게임 개발 현장에서 AI 기술을 접목한 구체적인 사례들이 다수 공유된다.
특히 매출액 기준 업계 1·2위를 다투는 넥슨과 크래프톤이 나란히 패널 토론에 참석해 AI 전환(AX) 과정에서 겪은 두 회사의 시행착오를 주제로 공유하는 세션도 마련돼 눈길을 끈다.
올해 NDC에서는 넥슨 IP 기반 게임아트 전시회 '넥스테이지'(NEXTAGE)도 부활한다. NDC 아트 전시회가 오프라인으로 외부에 전면 개방되는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7년 만이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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