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잠자는 아내의 얼굴에 끓는 물을 부어 중상을 입힌 40대 남성에게 검찰 구형을 초과하는 중형이 내려졌다.
16일 의정부지법 형사12단독 김준영 판사는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에게 3년6개월의 실형을 확정했다. 검찰이 3년 형을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가중 처벌이 필요하다며 더 높은 형량을 택했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해자가 무방비 상태로 잠든 사이 사회생활의 핵심인 얼굴 부위를 공격한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기주전자로 물을 팔팔 끓인 뒤 배우자에게 쏟아붓는 행위는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조차 어려운 만행이라는 것이다.
범행 동기 역시 도마에 올랐다. 다른 남성과의 접촉을 차단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어 재범 우려가 상당하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피해자의 외도 의혹을 범행 이유로 내세운 A씨 측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러한 잔혹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피해자 B씨의 취약한 처지도 양형에 반영됐다. 2021년 A씨와 만나 지난해에야 혼인 신고를 마친 30대 태국 국적 여성 B씨는 남편의 조건 미비로 결혼비자를 받지 못한 채 임시 체류 중이었다. 한국어 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열악한 환경에서 피해를 당한 점이 고려됐다.
사건은 지난해 12월 3일 낮 12시경 의정부시 호원동 소재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A씨가 전기주전자로 끓인 물을 잠든 B씨의 얼굴과 목 부위에 쏟아부은 것이다. 수사 초기 A씨는 발을 헛디뎌 넘어지면서 우발적으로 물이 쏟아졌다고 항변했으나 법정에서는 모든 혐의를 시인하며 눈물로 관용을 구했다.
재판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 3월 변론 종결 후 선고 일정이 잡혔으나 피해자 입장이 번복되면서 연기됐다. B씨는 사건 발생 약 2주 뒤 수감 중인 A씨를 접견한 직후 처벌불원서를 법원에 냈다. 그러나 올해 3월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사와 동행' 소속 법률 전문가들과 상담을 거친 뒤 처벌을 원한다는 의견서로 입장을 뒤집었다. 법원은 B씨의 진심을 확인하고자 별도 양형 조사에 착수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A씨의 집착에 두려움을 느껴 이혼을 바라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가벼운 처벌이 협의이혼을 앞당길 것이라는 잘못된 기대가 초기 처벌불원서 제출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수감 중인 남편을 보고 동정심에 용서 의사를 밝히기는 했으나 이후 드러난 상황과 피해자의 진술을 종합하면 진정한 용서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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