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헝가리가 오르반 빅토르 전 총리의 재집권을 막기 위한 개헌안을 통과시켰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개헌안에는 총리 임기를 8년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1990년 5월 2일 이후 총리 재임 기간을 모두 합산해 소급 적용하도록 했다.
사실상 오르반 전 총리를 겨냥한 개헌인 셈이다.
오르반 전 총리는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총리를 지냈고, 2010년 재집권한 뒤 지난 4월 총선에서 패배하기 전까지 20년간 총리직을 수행했다.
따라서 이번 개헌안이 법안으로 제정되면 오르반 전 총리는 다시는 집권할 수 없게 된다.
이번 개헌은 지난 총선에서 승리한 머저르 페테르 총리가 추진한 것이다.
머저르 총리는 총선 승리 당일 헝가리가 또다시 권위주의체제로 회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총리 임기를 2번으로 제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여당인 티서당이 총선에서 3분의 2가 넘는 138석을 차지한 만큼 이번 개헌안도 찬성 135표, 반대 50표로 순조롭게 처리됐다.
개정안을 발의한 마르톤 메레테이바르나 의원은 제안 당시 "법치주의 회복은 단 하나의 법률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지만 모든 진정한 민주주의 재건에는 상징적이고 헌법적인 기둥이 있다"며 "이 개헌안이 그러한 기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이번 개헌에 따라 오르반 전 총리의 재집권 가능성이 차단되기는 했지만, 총리 임기를 제한한 만큼 현직인 머저르 총리에게도 상당한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조문에는 1990년 이후 재임 기간을 합산하도록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개헌안이 통과되기 이전에 총리직을 지냈던 사람들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는 논리도 제기되고 있다.
의회를 통과한 개헌안은 슈요크 타마스 대통령에게 넘어가게 된다.
슈요크 대통령은 총선 과정에서 오르반 전 총리를 지지했던 인물로, 개헌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고 의회로 돌려보낼 수 있다. 다만 의회가 다시 표결을 거쳐 개헌안을 재의결하면 대통령이 이를 저지할 방안은 사실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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