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고등법원은 15일(현지시각) 이란과 뉴질랜드의 월드컵 조별리그 G조 1차전을 몇 시간 앞두고 열린 긴급 심리에서 FIFA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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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을 진행한 커티스 A. 킨 판사는 “표현의 자유는 매우 중요하고 신성한 가치지만, 제한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적 주체가 사유지에서 합리적 방식으로 규제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깃발은 현재 이란 국기와 비슷하지만 중앙에 ‘사자와 태양’ 문양이 들어간 가있다. 이 깃발은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축출된 팔라비 왕조 시절 사용된 것으로 현 이란 정권에 반대하는 상징으로도 여겨진다.
소송은 ‘자유의 목소리 연구소(Institute for Voices of Liberty·iVOL)’와 이란 팬 샘 커마니안이 제기했다. 이들은 해당 깃발을 들고 경기장에 들어갈 권리가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 변호인은 “캘리포니아에는 큰 이란계 커뮤니티가 있고, 많은 팬은 이슬람공화국 국기를 들고 입장하길 원하지 않는다”며 “이들에게는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 핵심적인 표현의 자유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법원은 FIFA의 경기장 운영권과 안전 관리 부담을 더 무겁게 봤다. 킨 판사는 “수천 명의 현장 직원이 안전 절차를 처리해야 한다”며 “대형 행사를 몇 시간 앞두고 오랫동안 유지돼 온 경기장 규정을 바꾸는 것은 큰 부담”이라고 했다. 또 “입장권이 필요한 경기장은 공원이나 거리 같은 공공장소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FIFA 측은 원고들이 해당 경기가 열릴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경기 당일 긴급 구제를 신청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맞섰다. 재판부도 이 주장을 받아들였다.
FIFA는 경기장 반입 금지 물품 규정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이 규정은 정치적, 공격적, 차별적 성격의 문구나 상징이 담긴 현수막, 깃발, 의류, 전단 등을 금지한다. FIFA는 혁명 전 이란 국기를 어떤 조항에 따라 금지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해당 깃발을 ‘정치적 상징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현장 적용은 변수로 남아 있다. 앞서 샌타클래라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 스위스의 경기에서는 일부 관중이 혁명 전 이란 국기를 펼치는 장면이 목격됐다.
이란은 이날 로스앤젤레스 인근 잉글우드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뉴질랜드와 첫 경기를 치른다. 이어 21일 벨기에와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갖고, 26일에는 시애틀 루멘필드에서 이집트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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