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역사 품은 낭원대사 기록…잇단 균열에 구조 안정성 '빨간불'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석조 전문가 3년간 작업…향후 원위치 복원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2023년 겨울을 강타한 한파로 큰 상처를 입은 보물 '강릉 보현사 낭원대사탑비'가 큰 수술에 들어간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강릉 보현사 낭원대사탑비를 해체해 2028년까지 약 3년간 보존 처리 작업에 나설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낭원대사탑비는 통일신라 말 승려 낭원대사(834∼930)를 기린 비석이다.
거북 받침돌 위로 비석 몸체를 세우고 머릿돌을 올린 형태로, 고려 태조(재위 918∼943)가 왕위에 있던 940년에 세워졌다.
비석의 글은 당대 문장가로 이름을 알린 최언위(868∼944)가 지었으며, 서예가인 구족달(생몰년 미상)이 글씨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낭원대사탑비는 당대 불교사를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여겨지나, 2023년 12월 중순 강원 지역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크게 손상됐다.
당시 기온이 이틀 사이 10도 이상 급격히 떨어지면서 몸돌 내부에 있던 수분이 얼어 팽창했고, 몸돌을 '엑스'(X) 자 형태로 관통하는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측면에도 균열이 발생하면서 구조적 안정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주요 문화유산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균열 폭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지적돼 수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나온 바 있다.
이에 센터는 낭원대사탑비의 부재를 해체해 대전으로 옮길 예정이다.
비석의 머릿돌, 몸돌, 받침돌 등을 맞춤형 틀을 사용해 안전하게 분리한 뒤, 18일 연구원으로 각 부재를 옮겨 정밀 조사와 보존 처리를 시작한다.
국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구례 화엄사 각황전 앞 석등'의 보존처리와 복원을 맡았던 석조 문화유산 전문가 이태종 학예연구사 등이 작업에 나선다.
센터는 3차원(3D) 스캐닝, 영상 분석 기법 등을 통해 탑비 부재를 조사한 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향후 손상 여부를 예측하는 연구도 할 계획이다.
보존 처리를 모두 마친 뒤에는 원래 위치인 보현사에 복원할 예정이다.
최근 기후 변화가 문화유산에 영향을 주는 사례는 잇따르고 있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2024년 발간한 '문화유산 풍수해 피해와 대응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24년 9월까지 풍수해로 인해 국보, 보물 등 국가 지정 국가유산에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969건이다.
이 가운데 대설, 동파, 해빙 등 겨울철 피해는 84건에 달한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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