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농협중앙회 ‘인적 분할’ 카드 꺼냈다…“권한 분산 가이드라인 법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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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농협중앙회 ‘인적 분할’ 카드 꺼냈다…“권한 분산 가이드라인 법제화”

뉴스로드 2026-06-16 09:31: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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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연합뉴스
농협중앙회/연합뉴스

[뉴스로드] 농협중앙회의 구조 개편을 맡고 있는 농협개혁추진단이 중앙회 권한 분산과 경제사업 활성화, 조합원 제도 혁신을 축으로 한 ‘2차 농협 개혁안’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관련 내용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개혁추진단은 16일 비대한 중앙회 권한을 나누고 도시·농촌 조합 간 격차를 줄이는 한편, 변화한 농업 환경에 맞춰 조합원 제도를 손질하는 방향의 2차 개혁 구상을 밝혔다. 추진단은 중앙회 지배구조 개편, 경제사업 활성화, 조합·조합원 제도 혁신 등 3개 분과를 중심으로 세부안을 마련해 오는 7∼8월 중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핵심 쟁점은 농협중앙회의 사업 구조를 어떻게 나눌지다. 추진단 김기태 농협지배구조분과 간사는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2차 개혁안에서는 중앙회 권한 분산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법제화하는 작업을 논의하고 있다”며 “사업 부문은 물적분할을 유지할지, 인적 분할할지 토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적 분할은 지주회사 주식을 일선 지역 농협 조합원에게 직접 배분해 중앙회의 통제를 약화시키는 방식이다. 김 간사는 “우리나라 농협중앙회는 다른 나라의 농협협동조합연합회에 비해 사업, 조합 지원, 감사, 농민 조합원 대변 기능을 동시에 가진 조직”이라며 “이렇다 보니 중앙회장을 둘러싼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중앙회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구조적으로 쪼개겠다는 취지다.

경제사업 활성화 분과는 도시·농촌 조합 간 수익 구조 불균형 해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장경호 경제사업활성화분과 간사는 “도시 조합은 신용사업 여건이 좋아 수익성이 높은 반면 농촌 조합은 경제사업 기반이 약한 경우가 많다”며 “상생기금 같은 방식으로 농촌 조합의 경제사업 활성화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농촌 조합에서 생산해 공급하는 물품을 도시 조합에서 확대 판매해 농촌 조합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합·조합원 제도 분과는 조합원 자격 완화와 청년 농업인의 참여 확대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하승수 조합·조합원제도분과 간사는 품목조합의 조합원 가입 조건이 지역 농협보다 까다롭다는 점을 언급하며 “경제사업 실적을 중심으로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농의 경우 출자금 등 요구되는 조건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면서 “출자금을 분납하거나 (농협) 이사가 될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청년층 유입을 막는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정부는 조합원 직선제와 감사 기능 독립을 담은 1차 개혁안 입법을 마무리한 뒤, 토론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2차 개혁안을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1차 개혁안은 핵심 쟁점을 둘러싼 농식품부와 농협 측의 이견으로 국회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최근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전환에는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외부 감사위원회 신설에는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외부 감사위원회 설치가 농협 내부 감사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핵심 장치’라는 입장이다. 윤원습 농업정책관은 “농협 개혁안의 가장 핵심은 조합원 직선제와 감사위원회 외부화”라며 “여러 비판을 반영해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은 수용하더라도 이 두 가지 내용은 끝까지 관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해소되지 않은 쟁점은 법안소위 과정에서 충분히 설명해 합의를 이뤄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감사위원회 운영 비용을 두고도 양측의 시각차가 크다. 농협 측은 조합 감사와 지주·자회사 감사, 운영 지원 등을 위해 450∼500명의 인력과 1천400억∼1천5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농식품부는 현재 조합감사위원회와 감사위원회를 활용하면 250명 안팎의 인력과 약 500억원 수준의 비용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원승연 농협개혁추진단장은 “자율성을 강조하려면 책임성과 조직의 투명성이 전제돼야 한다”며 “외부 감사위원회는 이런 기본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장치”라고 말했다. 그는 “농협이 그동안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와 농협이 1차 개혁안의 갈등을 어떻게 봉합하느냐에 따라, 중앙회 인적 분할을 포함한 2차 개혁의 강도와 속도도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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