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영민 기자]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료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담은 종전 양해각서(MOU) 공식 서명을 추진하는 가운데, 해협 통항 조건이 막판 쟁점으로 떠올랐다.
양측은 전쟁 종료와 해협 재개방에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선박 통과 비용을 두고 해석이 갈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 전처럼 통행료 없는 개방을 주장하고 있고 이란은 항행 지원과 해협 관리에 따른 정당한 서비스 비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공식 서명식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통항 조건과 비용 부과 방식은 합의 이행의 첫 관문이다. 비용 문제를 정리하지 못하면 해협 재개방 선언 이후에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운송 정상화가 지연될 수 있다.
◇트럼프 “통행료 없는 개방” vs 이란 “서비스 비용”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를 앞두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방식을 놓고 막판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해협 재개방에는 의견을 모았지만, 선박 통항 비용의 성격을 두고 이견이 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계기에 열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무료로 개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맹국의 지원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도 “우리는 해협이 개방될 것이라는 합의를 이뤘고 거기에는 통행료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은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관련 서비스를 이란과 오만이 제공하는 만큼 비용을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이 통행료를 걷는 게 아니라 항행 지원과 환경 보호 등 서비스 제공에 따른 비용을 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양국의 입장차가 뚜렷한 만큼, 통항 조건이 정리되지 않으면 해협이 열려도 해운 시장의 불확실성은 남는다.
선사들은 항로 재개 여부와 함께 미 재무부 제재 위험, 전쟁위험 보험료, 해협 안전성을 다시 따져야 한다. 해협 재개방을 선언해도 통항 조건을 확정하지 못하면 원유와 LNG 운송 정상화는 늦어질 전망이다.
◇종전합이 공식서명 추진…유가는 선반영 하락
호르무즈 통항 조건을 둘러싼 이견에도 미국과 이란은 종전 MOU 공식 서명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MOU에는 전쟁 종료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방안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이란 간 종전 합의 도달을 선언했다. 오는 19일 제네바 서명식 참석 여부에 대해 “상황에 따라 다르다면서 자신을 대신해 JD 밴스 부통령이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국 간 합의 내용 전문은 19일 서명식 이후 공개될 예정이다.
시장은 해협 재개방 가능성을 먼저 반영했다. 종전 합의 소식 이후 브렌트유 선물은 4.76% 내린 배럴당 83.17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87% 하락한 배럴당 80.75달러에 마감했다. 다만 실제 통항 조건을 확정하기 전까지 원유 시장의 변동성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19일 서명이 진행되더라도 최종 합의까지는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 양국 합의는 전쟁 종료와 해협 재개방을 위한 큰 틀을 마련하는 성격이 강하다. 핵 프로그램과 제재 완화, 동결자금 반환은 후속 협상에서 다뤄질 핵심 의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제재 완화와 관련해 “이란의 행동에 달린 문제”라며 “이란이 해야 할 일을 하면 그때부터 제재 완화가 이뤄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명과 동시에 제재 완화를 원하는 이란과 달리, 핵 포기 절차와 검증 이행에 맞춰 제재를 조정한다는 입장이다.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도 쟁점이다. 미국은 합의가 이란 핵 프로그램 제한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고농축 우라늄 재고를 해외로 반출해 폐기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한다. 이란은 자국 내 처리 방안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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