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수사를 맡은 2차 종합 특별검사팀(권창영 특별검사)이 출범 이후 처음 직접 인지한 사건에서 핵심 피의자 신병 확보에 실패했다. 특검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의 정점으로 지목한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남은 수사와 기소 전략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동식 서울중앙지법 내란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밤 김 전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부동식 부장판사는 "주된 범죄 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방어권 보장의 필요가 있고, 도망·증거인멸 염려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함께 영장심사를 받은 정진팔 전 합참 차장과 이재식 전 합참 전비태세검열차장, 김흥준 전 육군본부 정책실장에 대해서는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번 사건은 특검이 수사에 착수한 뒤 처음으로 직접 인지한 사건이다. 특검은 지난 3월 김 전 의장 등 6명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입건한 뒤 약 3개월간 관련 수사를 진행해 왔다. 출범 초기부터 수사력을 집중해 온 사건인 만큼 김 전 의장에 대한 영장 기각은 적지 않은 타격으로 받아들여진다.
특검은 김 전 의장이 비상계엄 당시 군령권을 가진 합참 의장으로서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 병력 투입 과정의 위법성을 인지하고도 이를 막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는 김 전 의장이 참모들로부터 "계엄 선포 절차에 문제가 있다", "국회에 투입한 병력을 빼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수차례 보고받았고, "계엄이 선포돼도 군령권은 합참에 있다"는 법률 검토 내용도 전달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특검은 김 전 의장이 특수전사령부와 수도방위사령부에 '계엄 사무를 우선하라'는 취지의 단편명령을 내리고, 계엄사령부 구성에도 관여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영장심사 과정에서는 국회에 투입된 병력의 철수 건의를 묵살하며 계엄 수행을 지원했다는 점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 전 의장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와 동시에 국방부 장관이 계엄군을 지휘·통제했고, 자신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돼 실질적인 작전지휘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는 주장이다. 이른바 '2차 계엄' 준비 의혹에 대해서도 후방 부대 가용 병력 현황 파악은 추가 병력 투입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계엄사의 자의적 병력 운용을 감시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반박해 왔다.
결국 법원은 현 단계에서 김 전 의장의 주된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검이 제시한 내란 가담 논리와 김 전 의장 측의 지휘권 부재 주장을 본안 재판에서 추가로 다퉈볼 필요가 있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법조계에서는 특검이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아온 김 전 의장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수사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속 수사를 전제로 한 조사와 압박 수사에 제약이 생긴 데다 영장 단계에서 법원이 특검의 핵심 법리에 일정 부분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의장의 실질적 지휘권 행사 여부와 계엄 가담 정도를 입증할 추가 증거 확보에 주력해야 할 상황이다.
이에 반해 특검이 정 전 차장과 이 전 차장, 김 전 실장 등 실무 라인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수사 동력이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라는 평도 있다. 이들은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이후에도 2차 계엄 준비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이 전 차장이 육군2신속대응사단에 출동 준비를 지시하고, 김 전 실장이 수방사 출동 가용 인력을 확인한 정황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은 구속된 관계자들에 대한 추가 조사와 진술 확보를 통해 김 전 의장 혐의 보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지적한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분석한 뒤 영장을 재청구할지, 불구속 상태로 기소해 본안 재판에서 혐의를 다툴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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