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침수 막으려면…"운동장·공원에 물 일시 가두기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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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침수 막으려면…"운동장·공원에 물 일시 가두기 검토해야"

연합뉴스 2026-06-16 07:00: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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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연구원, 침수방지책 제언…"침수 방지 패러다임, 배수→저류로 전환해야"

"주변보다 깊은 운동장 저류지 사용 또는 차수벽 갖춘 지하공간 저류조 활용"

2020년 7월 30일 대전시 한 침수 아파트에서 빠져나오는 주민 2020년 7월 30일 대전시 한 침수 아파트에서 빠져나오는 주민

[촬영 김준범 기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대전 지역 침수 피해를 근본적으로 막으려면 학교 운동장이나 공원 등지에 물을 일시적으로 가둬두는 저류 시설 확충을 체계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16일 대전연구원이 펴낸 '대전광역시 도시 침수 예방을 위한 물관리 정책 연구' 정책 보고서를 보면 대전은 갑천·유등천·대전천 등 3대 하천을 중심으로 한 분지형 지형 특성상 집중호우 시 유수가 빠르게 도심으로 유입된다.

빗물이나 눈 녹은 물이 지하로 스며들지 못하는 지표면(불투수면) 비율은 대전의 경우 21.44%로, 서울(54.39%)·부산(30.25%)·광주(27.03%)·대구(23.28%)·인천(22.30%) 다음으로 높다.

다른 주요 대도시에 비해 그 수치는 낮을 수 있지만, 번화가가 3대 하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데다 완만한 구릉지와 하천이 발달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다른 지역보다 침수에 취약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지역 내 폭우 시 침수 위험도를 봐도 갑천 인근 저지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서구가 가장 높았다. 중구, 동구, 유성구, 대덕구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집중호우 때 '첨두유량'(尖頭流量·peak flow)의 급격한 증가로 하수관 부담을 가중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첨두유량은 일정한 시간 내에 특정 지점에서 관측된 유량(흐르는 물의 양) 중 최대치를 뜻한다.

서구 정림동 일대를 중심으로 주민 1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대규모 재산 피해를 낸 2020년 수마 이후 대전시는 하천 준설(물속 바닥에 쌓인 모래나 암석을 파내는 일)과 배수시설 정비 등 구조적 대응을 강화해 왔다.

2025년 7월 17일 폭우로 높아진 대전 갑천 수위 2025년 7월 17일 폭우로 높아진 대전 갑천 수위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강우 상황이 일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빗물을 신속하게 하수관으로 쏟아 내려는 물관리 방식은 물리적·재정적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평가다.

대전연구원 연구진 역시 현행 치수 정책이 파이프와 펌프 중심의 '회색 인프라'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핵심 문제로 꼽았다. 파이프 용량을 키우는 방식은 비용 대비 효율이 낮고 침수 피해를 하류로 전가하는 부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대안으로는 저영향개발(LID·Low Impact Development) 기법 적용, 투수성 자재 도입, 옥상 녹화 사업 등과, 동시에 일시적으로 빗물을 가두고 흐름을 지체 침투시켜 유출량 자체를 줄이는 저류 시설 조성이 제시됐다.

주변보다 땅을 조금 더 깊이 파서 평소엔 학교 운동장과 공원 등 공공시설로 쓰다가 폭우 시 저류지로 쓴다든지, 차수벽 같은 시설을 갖춘 지하 공간을 주차장으로 활용하다가 집중호우 때 다목적 지하 저류조로 '변신'시킬 수 있다는 제언도 내놨다. 일종의 '대형 물그릇'처럼 빗물을 임시로 가두는 시설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 문충만 대전연구원 공간환경연구실 책임연구위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특정 지역에 짧은 시간 동안 강한 비가 집중될 때 가장 중요한 게, 급격히 불어난 유량을 초기에 효과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저류·저장 중심의 물관리 필요성을 역설했다.

연구진은 한발 더 나아가 덴마크 코펜하겐(쾨벤하운)이나 싱가포르처럼 폭우 시 불어난 하천수와 도심 유출수를 안전하게 가두는 거대한 일시 저류지로 기능하도록 둔치 지형을 계단식 또는 습지형으로 개조하거나, 집중호우 때 솟아오르는 기계식 제방을 설치할 수 있다는 구상도 사례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기후 위기 시대에 도시 침수는 일시적 재난이 아닌 구조적 리스크"라며 "빗물이 떨어지는 발생원에서부터 재해를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대전 도시 전체 차원에서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년 7월 10일 침수 피해를 본 대전 서구 정뱅이마을 2024년 7월 10일 침수 피해를 본 대전 서구 정뱅이마을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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