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컬 MICE] "연차 없어 떠난다"...‘시성비’가 바꾼 여름 여행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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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컬 MICE] "연차 없어 떠난다"...‘시성비’가 바꾼 여름 여행 트렌드

뉴스컬처 2026-06-16 06:00:00 신고

[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여행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가격 대비 효율을 따지던 ‘가성비’, 감정적 만족을 중시하던 ‘가심비’를 지나 이제는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핵심으로 떠올랐다. 한정된 휴가와 촘촘한 일상 속에서 최대한의 경험을 끌어내려는 흐름, 이른바 ‘시성비’가 여행 트렌드 전반을 재편하는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여행지 선택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장거리 대신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근거리 도시들이 주말 여행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금요일 출발, 일요일 복귀 일정이 가능한 도시는 높은 선호도를 보이며 여름 성수기 여행 판도를 이끌고 있다.

사진=아고다 대한민국 여행객 시성비 여행지 순위
사진=아고다 대한민국 여행객 시성비 여행지 순위

여행 플랫폼 아고다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여름 휴가철 주말 일정 기준으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도시는 도쿄였다. 이어 후쿠오카와 오사카가 뒤를 이으며 일본 도시들이 상위권을 장악했다. 짧은 비행 시간과 비교적 낮은 비용, 익숙한 문화 환경이 결합되면서 ‘짧지만 확실한 여행’을 원하는 이들의 선택을 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미식, 쇼핑, 공연 등 다양한 콘텐츠가 밀집된 점도 매력 요소로 작용한다.

중국 도시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상하이는 최근 여행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목적지다. 화려한 색감과 개성을 강조한 ‘왕홍 메이크업’ 체험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새로운 여행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전통 의상 체험과 사진 촬영까지 결합된 경험형 관광이 특히 젊은 여행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해안 도시들의 성장세도 흥미롭다. 산둥반도의 옌타이는 최근 검색량이 급증하며 주목받고 있는데, 항공 노선 확대와 더불어 와인 산지라는 이미지가 여행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다롄 역시 역사적 의미를 품은 장소들이 재조명되며 여행지로서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과거의 흔적을 따라가며 휴식을 동시에 누리는 ‘히스토리케이션’ 트렌드가 반영된 결과다. 칭다오는 여전히 안정적인 선택지로, 해안 도시 특유의 여유와 맥주 문화가 꾸준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이 밖에도 타이베이와 홍콩은 상위권 밖에서 꾸준한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타이베이는 도심과 자연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입체적인 매력을 갖췄고, 홍콩은 영화와 미식, 야경이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로 여행자들을 끌어당긴다.

결국 지금의 여행은 ‘얼마나 멀리 가느냐’보다 ‘얼마나 알차게 보내느냐’로 평가된다. 긴 휴가가 아니어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짧고 밀도 높은 여행은 하나의 확실한 선택지가 됐다. 올여름, 여행의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면 시간의 쓰임부터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여행의 만족도는 이제 거리나 비용이 아니라, 시간 안에 담아낸 경험의 밀도로 결정되고 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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