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정의 윤곽이 드러나기도 전에 핵심 쟁점을 둘러싼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양해각서(MOU) 전문 공개 없이 양국이 각자 유리한 해석을 내놓으면서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최고위층이 14일(미 동부시간) 전자 서명까지 완료했으나 합의문 전문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쟁점의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 비용 문제다. 프랑스 방문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통행료 부과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도 영구 면제 방침을 거듭 천명한 바 있다.
반면 테헤란 측 주장은 정반대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60일간 무료 통항 이후 수수료 징수권이 이란에 귀속된다고 보도했다. 미 고위 당국자 역시 브리핑에서 60일 경과 후 조치에 대해서는 추가 협의가 불가피하다고 시인했다. 전쟁 기간 중 해협 봉쇄의 위력을 체감한 이란이 이 지렛대를 쉽게 놓을지는 불투명하다.
해협 재개방 시점에 대해서도 워싱턴 내부 목소리가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전면 개방을 예고했으나, 당국 관계자는 정상화까지 최소 2주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천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동결자금 해제 문제도 마찬가지다. 카젬 가리바바디 외무차관은 MOU 서명과 동시에 해상봉쇄 해제·군사작전 종료·동결자금 반환이라는 세 가지 이행을 요구했다. 이란 언론에서는 서명 즉시 120억 달러, 협상 기간 중 추가 120억 달러 해제 방안이 흘러나왔다.
워싱턴은 선차적 자금 해제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제재 완화는 핵 폐기 수준과 연동돼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원칙이다.
양측 모두 합의 직후라 저강도 설전에 머물고 있으나, 이란이 '선(先)해제' 요구를 밀어붙일 경우 협정은 출발선에서부터 흔들릴 수 있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조차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향후 60일간 예정된 핵 협상에서 실질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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