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이탈리아 방문 중 현지 동포들을 만나 재외국민의 투표권 보장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로마에서 열린 교민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이 대통령은 행정 절차상의 이유로 주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내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불거진 가운데 해외 거주 국민들의 참정권 역시 온전히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이 대통령이 거듭 역설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과거에는 한국인임을 밝히기 꺼려지던 시절이 있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이는 교민 사회와 본국 국민 모두가 피땀 흘려 일궈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단기간에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성취한 나라는 흔치 않다며, 후손들도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이 유산을 잘 지켜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외공관 서비스 개선에 대한 주문도 이어졌다. 교민들이 대사관이나 영사관을 방문할 때 차갑게 느껴진다는 목소리가 있다며, 따뜻한 가정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주민자치센터 정도의 친절함은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통 강화를 지시했으나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점도 솔직히 인정했다.
영문 운전면허증 관련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멜로니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직접 거론했다고 밝혔다. 일부 장애 요인이 있지만 이탈리아 측이 해결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입양 동포들이 모국과 유대를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 정책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후속 간담회에서는 박이태 가이드협회 회장이 감사를 전했다. 대통령이 멜로니 총리에게 공인가이드 자격 관련 민원을 언급한 직후,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 당국에서 연락이 왔다는 것이다. 이에 이 대통령은 멜로니 총리의 업무 처리 속도에 감탄을 표하며, 이전 방한 당시 논의한 감가상각제 문제도 신속히 해결된 바 있다고 회고했다. 한국의 이재명 정부도 빠르기로 유명하지만 멜로니 총리는 그보다 더 빠른 것 같다는 평도 내놓았다.
간담회에는 이탈리아로 입양된 카를로 콜롬보 한인입양인단체 회장도 참석했다. 그는 뿌리를 결코 잊을 수 없으며 단 한 순간도 한국인이 아니었던 적이 없다고 말했다. 모든 한인 입양인들이 두 조국 모두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느끼길 바란다며, 자신을 품어준 이탈리아와 다시 찾아준 한국 양쪽에 감사를 표했다. 반세기 만에 아들과 함께 고국을 방문한 경험을 전하자,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눈시울을 붉혔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입양동포들이 겪어온 아픔을 조금이라도 더 깊이 헤아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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