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역사적인 종전 합의가 체결된 시점에도 우크라이나 하늘에는 여전히 포화가 쏟아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전역을 겨냥해 대규모 미사일과 드론을 투입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키이우에서만 5명이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최소 30명에 달한다. 주거지역과 상업시설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전력 공급도 끊겼다.
가장 충격적인 피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페체르스크 라브라(동굴수도원)에서 발생했다. 천년 역사를 간직한 이 수도원이 화염에 휩싸여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키이우 군행정부 대표 티무르 트카첸코가 텔레그램을 통해 발표했다. 25층 규모의 아파트와 재래시장, 식료품점 등 5개 지점도 폭격 피해를 입었다.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총리는 불타는 수도원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우리 국민과 문화유산을 향한 야만적 만행"이라고 규탄했다. 그는 "러시아 정교회의 본색이 드러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북동부 하르키우에서도 참사가 이어졌다. 초기 공습으로 발생한 화재 진압에 투입된 구조대원 5명이 추가 폭격에 희생됐다고 이호르 클라멘코 내무장관이 전했다. 부상자도 다수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국 피해 현황을 집계해 발표했다. 사망자 11명, 부상자 53명이다. 그는 "러시아 드론 2대가 라브라와 미스테츠키 예술문화박물관 지역을 고의로 타격했다"며 이번 공습을 "기독교 공동체와 인류 문화유산을 겨냥한 범죄"로 규정했다. 아울러 "어떤 명분으로도 이런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유네스코도 즉각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성모승천 대성당 내부와 외부 모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확인하며, 국제법이 보호하는 문화재·교육시설·언론인에 대한 공격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러시아 측은 책임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작전의 표적이 키이우·하르키우·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소재 방산시설이었다고 주장했다. 수도원 피해에 대해서는 "미국산 패트리엇 방공미사일이 명중한 것"이라며 "서방이 유효기간 지난 미사일을 공급해 시스템 오작동이 일어났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한발 더 나아가 "서방과 우크라이나 정권이 공모해 조작한 사건"이라며 "러시아에 누명을 씌우려는 졸렬한 시도"라고 일축했다.
인접국 폴란드는 즉각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키고 지상 방공시스템과 레이더 감시 체계를 가동했다. 폴란드군은 "위협 지역 인근 영공 보호를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습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종전 협상 방향을 논의한 직후 단행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의견을 나눴다고 크렘린궁이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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