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이 12·3 비상계엄 준비 과정을 재구성하며 내란의 시작과 종료 시점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11월경 계엄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내란 종료 시점도 비상계엄이 해제된 2024년 12월 4일 오전 4시 30분이 아니라 윤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직무가 정지된 12월 14일로 특정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3일에는 윤 전 대통령을 군형법상 반란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한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에게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을 통보했다. 김 여사 측은 조사를 거부했다.
'12·3 비상계엄 반란 혐의'로 9시간 조사…법리 공방 치열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기를 휴대한 군인을 투입한 사건을 수사 중인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소환해 9시간 가까이 조사했다.
특별검사 권창영이 이끄는 종합특검팀은 13일 오전 10시 윤 전 대통령을 군형법상 반란우두머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윤 전 대통령의 대면 조사는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다.
서울구치소에 수용 중인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경기 과천 특검 조사실에 입실했으며, 취재진 노출을 피하기 위해 지하 주차장을 통해 곧바로 조사실로 들어갔다. 조사실 앞에는 지지 시민들이 모여 'YOON AGAIN', '대통령을 석방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이미 내란죄로 기소된 사건을 다시 반란죄로 수사하는 것은 이중 기소에 해당한다"며 "군 통수권자가 대통령인 상황에서 반란죄 성립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특검은 5·18 군사 반란 판례를 근거로 '국권에 반한 반란'이라는 법리를 적용해 조사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조사에 응했으며, 변호인단이 배석했다. 조사에는 김정민 특검보가 입회했다. 윤 전 대통령은 반란 혐의 조사 후 외환 혐의 관련 참고인 조사도 받았다. 이는 윤석열 정부 시절 제기된 '북풍 공작 의혹'과 관련된 수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선관위에 군 병력 투입을 직접 지시했는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사전에 공모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특검은 김용현 전 장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을 반란 혐의로 입건한 바 있다.
이미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반란 혐의를 추가 적용하는 것이 '이중 기소'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법리 논쟁이 예상된다. 형사소송법 제327조에 따르면 동일 사건에 대해 다시 공소가 제기되면 공소는 기각돼야 한다. 이에 따라 특검은 군형법상 반란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내란 '시작과 끝' 재구성…계엄 준비 2023년 11월로 특정
12·3 비상계엄 준비 과정을 재구성 중인 종합특검팀이 내란의 시작과 종료 시점을 다시 특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뿐 아니라 계엄 관련 사건 재판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내란 종료 시점을 기존의 '비상계엄 해제 시점(2024년 12월 4일 오전 4시30분)'이 아닌,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직무가 정지된 12월 14일로 볼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특검은 이를 뒷받침할 정황 증거로, 계엄 해제 이후에도 법률 참모들이 삼청동 안가에 모여 계엄 정당화 방안과 후속 대응을 논의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또한 국가안보실과 국정원이 우방국에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전달한 행위도 내란 가담으로 보고 신원식 전 안보실장, 김태효 전 안보실 1차장, 조태용 전 국정원장 등을 입건했다.
내란 준비 시점도 2023년 11월로 앞당겨 특정됐다. 특검은 김명수 전 합참의장 조사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관저 회동에서 "내가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느냐"고 발언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이를 군 수뇌부 포섭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내란 준비·종료 시점이 조정되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적용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 다만 내란 종료 시점을 계엄 해제 이후로 연장할 경우, '국헌 문란 목적의 폭동'이 계속됐다고 볼 수 있는지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대법원은 5·18 내란 사건에서 비상계엄 해제 시점을 내란 종료 시점으로 판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법조계 일각에서는 "직무 정지까지 내란 행위가 유지됐다고 보려면 헌법기관 침해가 계속됐어야 하는데 무리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尹 '이종섭 호주 도피 의혹' 재판, 내달 24일 변론종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해외로 도피시킨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1심 변론이 내달 종결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15일 속행 공판에서 "내달 24일 결심공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기소된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심우정 전 법무부 차관, 장호진 전 외교부 1차관,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한 변론도 같은 날 종결된다.
결심공판에서는 특검팀의 구형, 변호인단의 최후 변론,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부는 오는 7월 6일과 10일 조 전 실장 등 피고인신문을 진행하고, 20일에는 윤 전 대통령과 박 전 장관, 심 전 차관에 대한 피고인신문을 진행할 계획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공판에서 "이종섭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은 정당한 인사였다"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이 전 장관이 폴란드 방산 수출에 성과를 냈고, 호주는 방산·안보 협력이 중요한 국가라 군 출신 인사가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 역시 "후임 대사도 군 출신으로 임명된 만큼 일관된 인사정책이었다"며 도피 의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11월 채상병 순직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였던 이종섭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출국시키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자신까지 수사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 이를 차단하려 했다고 보고 있으며, 대통령실·외교부·법무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김건희 '도이치 수사 무마' 참고인 소환 통보…출석 거부
종합특검팀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12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예정했지만,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은 "아직 피의자로 입건할 만한 구체적 정황은 없다"며 추가 소환 계획은 담당팀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수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된다.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한 처분을 고의로 지연시키고 수사보고서를 허위로 수정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는 의혹이다. 김 여사는 2024년 7월 경호처 청사에서 단 한 차례 비공개 출장 조사를 받은 바 있어 '황제 조사' 논란이 불거졌다.
특검은 이날 오전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을 피의자로 조사했고, 오후에는 조상원 전 서울중앙지검 4차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디올백 봐주기 수사' 의혹과 관련해 당시 형사1부장이었던 김승호 검사도 이번 주 소환할 방침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 방해' 의혹 수사에서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19일 소환을 통보했으나, 나 의원 측은 서면 답변으로 갈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검은 답변서를 검토한 뒤 추가 소환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서는 김완섭 전 기재부 예산실장 등 4명의 주거지와 기획예산처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관저 계약·공사 발주 과정에 관여한 조달청 관계자와 정부청사관리본부 관계자들도 소환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또한 국가정보원의 12·3 비상계엄 관여 혐의와 관련해, 당시 국정원 정무직 간부가 산하 부서장 회의를 소집해 군 방첩사 등과의 비상계엄 연락망 구축을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특검은 밝혔다. 해당 지시는 중견 간부에게까지 하달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특검은 구체적인 경위에 대한 추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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