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서 또 격론…"좀비 지도부" vs "철없는 그룹 외계어로 떠들어"
17일 또는 18일 열릴 의총 분수령…친한계 사퇴 여론전 강화에 당권파는 張엄호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노선웅 기자 = 국민의힘이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장동혁 대표 거취 문제를 놓고 또 한 번 공개 충돌했다.
지난 11일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에 이어 이날 양향자 최고위원까지 지도부 총사퇴를 제안하면서다.
두 번째 공개 충돌인 만큼 "지금 우리 지도부는 좀비 지도부"(양 최고위원), "철없는 그룹이 외계어로 떠든다"(조광한 최고위원) 같은 거친 언사들도 오갔다.
계파 갈등이 분출한 이날 최고위는 오는 17일 또는 18일 열릴 의원총회의 예고편 격으로도 해석된다. 이미 여과 없이 터져 나오고 있는 갈등은 의총에서 절정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양향자 "좀비 지도부 총사퇴" 제안…장동혁 "좀비라니 국민 모욕"
6·3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출마했던 양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 복귀하자마자 "당 지도부 역할은 결과를 책임지는 데 있다. 저는 지도부 총사퇴를 제안한다. 그게 민심을 따르는 합리적인 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관위 사태에 대한 장 대표와 지도부의 진정성을 믿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지도부는 좀비 지도부로 불린다"며 "후임 지도부가 이를 바로 잡고 당을 이끌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우리가 길을 비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와 당권파는 즉각 반발했다.
특히 장 대표는 감정이 치솟는 듯 한 단어마다 끊어 말하며 "오늘 아침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보셨을 것이다. 그런데 지도부를 좀비라 표현하는 건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제발 이 투표용지 사태에 대해 특검 하나라도 우리가 마무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게 저희를 지지해주는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며 "총사퇴하고 나면 공백기에 누가 이 문제를 가지고 싸울지 눈에 그려지지 않느냐. 일에 선후가 있고 완급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당의 일부 철없는 그룹들이 외계어로 열심히 떠든다"고, 김민수 최고위원도 회의 직후 페이스북에 "양향자, 우재준 최고는 조속히 사퇴하라"며 "참정권 문제 제대로 싸울 의지가 있는 최고위원 두 명을 다시 뽑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쏘아붙였다.
장 대표 측 박준태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양 최고위원을 향해 "선거에 졌으면 본인이 책임져야겠다고 생각하면 본인 스스로 사퇴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책임지면 된다"고 직격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정희용 사무총장은 비공개 회의 때 양 최고위원 발언에 대해 당 사무처를 대표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무총장은 특히 "지선 출마자한테 당헌·당규까지 바꿔가며 배려해줬는데 이러시면 안 된다"라고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비공개 회의에선 장 대표가 양 최고위원에게 "내가 물러나면 새 당 대표 뽑는다고 3개월 동안 난리칠 텐데 재선거 요구하는 사람들 입장은 누가 대변해줘야 하는거냐"고 했고, 신동욱 최고위원도 "우리가 사퇴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실거냐. 사퇴하실거냐"고 쏘아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거친 표현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후 취재진에 양 최고위원이 추후 계속 회의에 참여할 것인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회의가 끝났다고 전했다.
또 지난 11일 지도부 총사퇴를 제안했던 우 청년 최고위원이 이날 회의에 불참한 데 대해 "개인 일정으로 해외에 체류 중"이라고 이례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 의총 전 친한계 여론전 강화 시동…당권파 "지지율 상승에도 흔들기" 맞불
장 대표의 거취 문제는 오는 17일 또는 18일에 열릴 의총에서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총을 앞두고 친한계 등 비당권파는 장 대표 사퇴의 당위성을 부각하며 여론전에 시동을 건 분위기다.
이성권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만나본 의원 거의 대부분이 '장 대표 체제로는 다음 선거를 준비하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었다"고 말했다.
안상훈 의원도 KBS라디오에서 "일단 장 대표가 퇴진하시고 비대위가 됐든 조기 전대가 됐든 국민 보시기에 괜찮은 정당으로 환골탈태하는 계기를 삼아야 한다"며 "계속 버티면 당이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본인이 결자해지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가 강조하는 전면 재선거에도 "가장 중요한 건 선관위 개혁"이라며 선을 그었다.
박정훈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차기 의총은 지도부 거취 문제와 우리 당 운명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의총이라 본회의 개최와 상관없이 별도의 장시간 의총으로 갖고 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장 대표측은 사퇴론을 일축하며 엄호에 들어갔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선거 후 당 지지율이 대폭 상승하고 있고 일부 조사는 민주당을 앞질렀다. 책임져야 할 이유가 없는데 '당신이 맘에 안 드니 물러나줘' 이러면 물러나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박준태 비서실장도 "재선거 이슈로 지도부 출범 후 지지율이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야당이 대응을 주도하며 중도·진보 청년층 결집을 끌어냈다는 평가"라며 "중대한 국면에서 여론에 흐린 눈을 하며 기승전 당 대표 흔들기만 한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 등이 언급한 여론조사는 이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것으로,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율은 3주 연속 상승해 현 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인 44.3%를 기록, 민주당에 6.3%포인트(p) 앞서며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를 보였다.
이 조사는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1~12일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2명을 대상으로 무선 자동응답 조사 방식을 통해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3.8%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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