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레오 14세 교황과 만나 한반도 평화 지지 재확인하고,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YD)를 계기로 교황의 방한을 초청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대통령이 오늘 레오 14세 교황과 면담하고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도 면담했다"고 알렸다.
위 실장은 "교황님께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우리 국민의 염원과 우리 정부의 구상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 교황청의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변함없는 지지와 관심에 재확인을 했다"고 말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교황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남과 북이 대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공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과 교황은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며 "이 대통령은 동 대화 계기에 레오 14세의 방한을 정중히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아시아 국가 중 두 번째이자 가톨릭이 다수 종교가 아닌 국가로서는 최초로 2027년 한국에서 서울 세계청년대회가 개최될 예정임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전했다"며 "이번 대회가 전 세계 청년들의 연대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했다.
이에 "교황은 한국 정부의 한국 가톨릭교회에 대한 관심과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에 대한 지원 노력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2027년 8월 3일부터 8일까지 서울에서 개최하는 세계청년대회는 가톨릭교회가 주최하는 '세계 젊은이의 날' 국제 행사다.
김혜경 여사도 지난 12일(현지시간) 로마 한인신학원에서 서울 세계청년대회 관련 사제들과 만나 "서울 세계 청년 대회는 국적과 언어, 문화가 다른 전 세계 청년이 평화와 희망을 하나의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뜻깊은 축제라고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여사는 "작년 한참 선거 때 전국을 다녀오고 천주교 교구를 다 다녔다. 그러면서 저도 27년에 청년대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부심도 있지만 행사를 잘 치러내야 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기대도 많이 가지고 계시더라"라며 "물론 신앙적인 중요한 문제도 있지만 한국을 방문한다는 것에 대해서 한국 이미지가 좋아야 할 텐데, 특히 젊은이들이 한번 한국에 다녀가면 그분들이 평생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가지고 계실 텐데, 신부님들이 걱정하는 이유를 저도 잘 알겠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직접 행정을 관할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사제들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니 가장 힘든 부분, 정부에서 도와줬으면 하는 부분을 실질적으로 얘기해주면 잘 전달을 잘하겠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교황을 만난 후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과도 면담했다. 국무원은 교황청의 내각 역할을 수행하는 곳으로 국무원장은 바티칸의 국무총리 격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께서 (파롤린 국무원장을 만나) 남북관계가 지금은 단절돼 어렵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추진 중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과정에서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지만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는 말씀도 있었다"며 "교황청 측에서는 격려를 표시하고 인내가 필요할 것이라는데 공감을 했다. 인내뿐만 아니라 희망이 필요하다는 말씀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파롤린 국무위원장에게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발전에 대한 천주교의 기여, AI(인공지능) 기술 혜택이 차별 없이 모든 계층의 사람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점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교황의 첫 회칙 '위대한 인간성'에서 AI로 인한 기술적 진보가 인간을 소외시키지 않고 공동선에 기여하도록 촉구한 것을 높이 평가하며, '모두의 Al'를 지향하는 우리 정부의 노력을 소개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이날 자료를 내고, 이 대통령이 교황청 공식 방문을 계기로 교황과 교황청 국무원장에게 전달한 선물을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레오 14세 교황에게 '하느님의 품' 조각상을 전달했다. 성경 속 '돌아온 탕아' 이야기를 따뜻하고 절제된 조형미로 표현한 조각 자굼으로, 인간에 대한 연민과 용서·화해와 공동체 회복의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함께 전달된 '백자 다용도 합'은 한국 백자의 정갈함과 비움의 미학을 통해 사제의 청빈과 성찰의 가치를 상징하도록 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에게는 전통 칠화 기법으로 들꽃 문양을 표현한 필함·명함집·펜접시로 구성된 '들꽃문 데스크 세트'가 전달됐다. 들꽃의 소박함이 사제의 겸손과 성찰의 삶과 이룬다는 점이 고려됐다.
이와 함께 건강 기원의 의미를 담은 '프리미엄 홍삼 달임액'도 선물에 포함됐다. 청와대는 한국의 웰니스 문화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교황청도 이 대통령의 방문을 기념해 선물을 마련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레오 14세 교황은 '레오 14세의 제59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와 '사도궁 책', '풍요의 뿔 도자기'를, 파롤린 국무원장은 '장식용 도자기 접시'를 선물했다.
교황처은 "'풍요의 뿔'은 성령의 열매와 은총이 풍성하게 넘쳐나는 걸 의미하며 고갈되지 않는 생명의 선물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라파엘로의 유명 프레스코화를 재현한 도자기 작품을 이 대통령에게 선물했습니다. 작품 속 장면은 탈출기 13장 20절부터 22절까지 내용으로 이집트를 탈출하던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한 성경 속 '구름기둥'의 모습을 담고 있다. 교황청 국무원은 "하느님의 보호와 인도를 상징한다"고 전했다.
한편 위 실장은 이번 벨기에·EU·이탈리아·교황청 등 양자 일정 성과에 대해 "현재의 문제와 함께 미래의 협력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의미 있는 여정이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한반도의 평화, 경제 안보와 공급망의 안정, 위기 대응과 에너지 협력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국제사회가 직면한 주요 현안에 대해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한민국의 비전과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이 유럽과 양자 관계 심화뿐만 아니라 세계 질서의 변화 속에서 평화와 번영, 연대와 협력이라는 공동의 가치를 중심으로 국제사회와 함께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찬을 겸해 이탈리아 동포 간담회에 참석한다. 이후 16일부터 이틀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한다. 의장국은 매년 논의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다른 국가나 국제기구 등을 초청해 '확대 회담'을 할 수 있는데, 올해는 한국과 브라질, 인도, 케냐, 이집트 등 5개국 정상이 초청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캐나다 G7 정상회의에 이어 2년 연속 G7 회의에 참석하게 됐다.
위 실장은 "산적한 국제 현안을 논의하는 보다 넓은 국제 무대에서 글로벌 현안 해결에 기여하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또 이를 통해 한국의 외교는 한반도와 동북아는 물론이고 유럽과 글로벌한 차원으로 뻗어나가 더 넓은 연대와 더 깊은 협력을 지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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