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인천시민의 기대가 크다. 새로운 시정이 민생 회복과 경제 활성화를 통해 인천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은 도시의 성장만큼이나 자신의 삶이 얼마나 나아질 것인가에도 주목하고 있다.
도시의 경쟁력은 더 이상 경제 규모나 물리적 인프라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시민이 안전하게 생활하고, 안정적으로 일하며, 아이를 키우고 가족을 돌볼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질 때 도시는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결국 시민의 행복은 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경쟁력의 문제이며 지속가능한 성장은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함께 갈 때 비로소 완성된다.
최근 우리 사회는 저출생과 고령화,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변화에 직면해 있다. 인천 역시 예외가 아니다. 청년들은 더 나은 기회를 찾아 이동하고 있으며 돌봄 부담은 여전히 개인과 가족에게 집중돼 있다. 노동시장에서는 여성과 청년, 중장년 인력의 잠재력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문제들은 각각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구, 노동, 돌봄, 가족정책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결과다. 따라서 분절적으로 추진되던 정책을 시민의 삶을 중심으로 연결하고 통합하는 정책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개별 사업의 성과가 아니라 정책 간 연계와 협업이 작동할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출발점은 시민 중심의 정책 설계에 있다. 특히 돌봄은 특정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핵심 사회 인프라다. 아동, 노인, 가족 돌봄은 노동시장과 지역경제, 인구정책을 동시에 좌우한다. 시민이 돌봄 부담 때문에 일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고 부모가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곧 도시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생활권이 넓고 원도심과 신도시, 도서지역이 공존하는 인천의 특성을 고려할 때 지역별 수요를 반영한 촘촘한 돌봄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성평등의 가치는 중요한 정책 원리로 작동해야 한다. 성평등은 특정 계층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시민 모두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드는 사회적 기반이다.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하고 남성과 여성이 함께 돌봄을 분담하며 누구나 일과 생활의 균형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개인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길이다. 특히 저출생과 인구감소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성평등한 노동환경과 돌봄체계는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시민의 안전과 참여 확대는 선택이 아니라 도시의 기본 조건이다. 아동학대와 젠더폭력, 재난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것은 행정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다. 또 여성과 청년, 노인, 장애인 등 다양한 시민의 경험과 목소리가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될 때 행정은 더욱 촘촘해지고 정책의 실효성도 높아진다. 시민 참여는 민주주의의 가치이자 더 나은 정책을 만드는 도시 경쟁력이다.
민선 9기 인천이 만들어 가야 할 미래는 성장과 삶의 질이 선순환하는 도시다. 산업과 교통, 환경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도시의 외형을 만드는 일이라면 시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정책은 도시의 가치를 완성하는 일이다. 인천의 미래 경쟁력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얼마나 나아졌는가에 달려 있다. 시민 행복이 곧 인천의 미래이며 성평등과 돌봄, 안전과 참여가 조화를 이루는 도시야말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춘 도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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