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수익 확 늘어난 SK실트론, SK그룹 매각 전면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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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수익 확 늘어난 SK실트론, SK그룹 매각 전면 재검토

M투데이 2026-06-15 15:53: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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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K그룹)
(출처 : SK그룹)

[엠투데이 이세민 기자] SK그룹이 SK실트론 완전 매각 계획을 수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산업이 인공지능 수요를 등에 업고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서, 당초 사업 재편 차원에서 추진됐던 SK실트론 매각의 전략적 타당성을 재검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당초 지난 5월 28일 열릴 예정이던 임시 이사회가 갑작스럽게 취소되면서 시장에서는 매각 일정에 이상 기류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확산됐다.

SK그룹은 지난해 SK실트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두산을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SK그룹이 보유한 지분 51.0%와 총수익교환계약(TRS)에 연동된 19.6%를 포함한 총 70.6% 지분으로, 시장에서는 거래 규모를 약 5조 원 수준으로 추산해왔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제조의 핵심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는 글로벌 주요 업체다. 웨이퍼는 반도체 회로가 형성되는 기판으로, 첨단 반도체 수요가 늘수록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분야다.

최태원 SK그룹회장
최태원 SK그룹회장

SK그룹이 매각을 추진한 배경에는 반도체 업황 부진과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이 있었다. 2023년과 2024년 반도체 경기 침체기에는 웨이퍼 가격 하락, 공급 과잉 우려, 미·중 갈등, 대규모 투자 부담 등이 겹치며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하지만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고성능 메모리와 첨단 반도체 생산이 확대될수록 웨이퍼 공급사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으며, SK하이닉스를 핵심 고객으로 둔 SK실트론의 그룹 내 위상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아직 이 같은 업황 회복세가 SK실트론 실적에 본격 반영된 것은 아니다. SK실트론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543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8억 원으로 76.7% 줄었고, 순손익은 전년 동기 224억 원 흑자에서 82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하반기 이후 실적 개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AI 서버 투자 확대와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이 이어질 경우 웨이퍼 수요도 점차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도 변수다.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힘입어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 흐름을 이어가면서, 그룹 내 반도체 밸류체인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SK실트론을 매각할 경우 장기적으로 핵심 소재 공급망을 외부에 넘기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문제는 거래가 무산될 경우 후폭풍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두산은 SK실트론 인수를 염두에 두고 이미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두산로보틱스 주식 1170만 주를 주당 8만1000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해 총 9477억 원을 확보했다.

해당 거래는 가격환수조건부양도, 즉 PRS 방식으로 진행됐다. PRS는 정산 시점 주가가 기준가격보다 낮으면 매도자가 차액을 부담하고, 기준가격보다 높으면 추가 수익을 얻는 구조의 파생거래다.

두산은 지난 2월 PRS 계약을 조기 정산하며 기본 인수 자금을 확보했다. 정산일 기준 두산로보틱스 주가는 10만7300원으로 마감돼 기준가 대비 주당 약 2만6300원의 평가 이익이 발생했다. 블록딜 할인율을 감안해도 최소 2500억 원 이상의 추가 현금 유입이 있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이후 로봇 관련주가 추가 상승하면서 두산의 지분 매각 결정은 부담으로 남게 됐다. 최근 두산로보틱스 주가는 PRS 계약 체결 당시보다 크게 오른 수준에서 거래되며, 결과적으로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성장 자산 일부를 선제적으로 처분한 셈이 됐다.

한국산업은행도 난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산은은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따라 두산의 SK실트론 인수에 인수 자금 1조 원과 기존 차입금 상환 지원 1조5000억 원 등 총 2조50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가 최종 무산될 경우 두산은 확보한 자금의 활용 전략을 다시 짜야 하고, 산업은행 역시 대규모 정책금융 지원 계획의 명분과 실행 가능성을 재검토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 관계자들은 SK그룹의 신이천포럼 이후 매각 여부가 다시 논의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가 커지는 시점에서 SK실트론의 전략적 가치가 달라진 만큼, 단순한 재무구조 개선보다 장기적 시너지 판단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SK실트론을 지금 매각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며 “SK하이닉스와의 공급망 시너지를 감안하면 SK그룹이 매각을 서두를 유인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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